尹 ‘자택 지시’ 직격한 민주당 “능력 빵점”…대통령실 “무책임한 공격”

강승규 “지침 내리고 대책 진행됐다” vs 박홍근 “자택이 국가위기관리센터란 말인가”

2022-08-11     김민규 기자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좌)와 윤석열 대통령(우). 사진 / 시사신문DB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수도권 폭우 사태가 일어난 첫날 서초동 자택에서 전화로 지시했던 데 대해 대통령실에선 해명에 나서고, 더불어민주당에선 맹공을 퍼붓는 등 정쟁 화두로 떠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아비규환 와중에 대통령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서울이 물바다 되는데 대통령은 뭐하고 있었느냐는 비판이 쏟아졌고 급기야 SNS상에 무정부 상태란 말이 급속도로 번졌다”며 “모습도 드러내지 않고 전화로 위기 상황을 대응했다니 무슨 스텔스기라도 된다는 말인가. 용산 대통령실 이전으로 위험성이 고스란히 드러난 만큼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서 재난위기 상황에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여기에 박재호 민주당 비대위원도 “부재 중인 대통령에게 믿음을 줄 국민은 없다. 예상 못한 기상재해가 아님에도 윤 정부는 집중호우에 대한 위기대응능력이 그야말로 빵점”이라고 윤 대통령에 직격탄을 날렸으며 윤건영 민주당 의원도 같은 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전화기 몇 대로 어떻게 재난 상황을 총 관리하고 점검한다는 게 저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전쟁이 났으면 장수는 전쟁터에 있어야지 왜 집에 있느냐”고 지적했다.

한 발 더 나아가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 후보는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윤 대통령의 자택 지시를 꼬집어 “대통령이 고립되는 상황을 그냥 놔두는 것 자체가 지금 굉장히 보안에 큰 구멍이 뚫려버린 것이다. 만약 그게 비가 아니라 전쟁이었으면 어떻게 할 뻔했느냐”고 일침을 가했으며 MBC라디오 인터뷰에선 “만약 청와대에서, 대통령 관저와 위기관리센터가 가까이 있는 그곳에서 다 했더라면 이런 비판을 받았을까”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반면 대통령실에선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같은 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으로부터 실시간 보고를 받았고, 지침도 내리고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한 대책이 진행되고 있었다. 대통령실도 연락을 취하면서 관심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대통령이 어디에 있었느냐, 또 대통령실의 컨트롤타워가 부재했다고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무책임한 공격”이라며 “대통령이 있는 곳이 곧 상황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강 수석은 “대통령이 관저에 입주하지 않은 상황에서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주고 사저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을 공격하기 위한 야당의 프레임”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국가재난 상황이나 안보위기 상황이 생겼을 때 윤 대통령이 퇴근하는 것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도 “비 예보가 있다고 대통령이 퇴근 안 하느냐. 상황이 왔을 때 상황에 대처하는 것이고 윤 대통령도 그런 부분에 있어 한 치의 착오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민주당에선 박 원내대표가 강 수석의 발언을 겨냥 “대통령이 있는 곳이 상황실이라는 궤변까지 늘어놨는데 서초동 아크로비스타가 국가위기관리센터란 말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직격했으며 윤 의원도 대통령실의 해명에 대해 “궤변도 그런 궤변이 없다. 아파트에서 어떻게 국가재난을 관리할 수 있느냐”고 직격했는데, 한 발 더 나아가 강훈식 민주당 당 대표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강 수석의 해명이 점입가경이다. 비 온다고 퇴근 안 하냐는 반문이라니 국민들이 우려하고 비판하는 내용이 진정 무엇인지 모른다는 건가”라며 “시민사회수석이란 직함이 부끄럽다. 무책임으로 일관한 강 수석의 경질을 요구한다”고 입장을 내놨다.

한편 같은 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에서 하천홍수 및 도심침수 관련 대책회의를 주재한 윤 대통령은 “수도권의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국민께서 많은 피해를 입었고 집중호우로 고립돼 소중한 생명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불편을 겪은 국민들께 정부를 대표해 죄송한 마음”이라며 “기상 계측 이후 처음 발생한 일이라고만 볼 게 아니라, 향후 이런 현상들이 빈발할 것으로 보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것 같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과거에 준비했다가 시 행정권이 바뀌면서 추진 못했던 침수조, 배수조와 물 잡아주는 지하터널에 대해서도 광범위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