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가처분신청 힘 싣는 김용태·신인규 “권성동 사퇴해야”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김용태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이 8일 이준석 대표가 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되는 데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것 같다면서 “만약 인용된다면 이 일을 초래한 배현진 최고위원 등은 의원직 사퇴도 고려해야 한다”고 입장을 내놨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대표가 가처분신청에 나서는 데 대해 “정말 초유의 상황이고 법원이 어떻게 판단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될 것 같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대표가 가처분 신청에 나서는 데 대해서도 “이미 권력에 눈 먼 분들께서 무력으로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는데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니냐”고 두둔하면서 “이 일을 자초한 분들께서 ‘어차피 기각될 것’이라고 언론플레이를 하는데 왜 가처분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반성이 먼저 아닌가”라고 일침을 가했다.

특히 김 최고위원은 이 대표를 연일 저격 중인 ‘윤핵관’인 이철규 의원에 대해선 “어떻게 저런 분이 국회의원을 할 수 있을지 생각이 든다. 지금 다들 머리 숙이고 윤핵관이 아닌 것처럼 행동하는 시국에 두더지 게임을 하는 것처럼 본인은 ‘내가 윤핵관’이라고 나오고 있지 않나”라고 직격탄을 날렸으며 “사실 여부를 떠나 이 일에 이 대표가 원인을 제공했을지 몰라도 모든 책임은 권성동 원내대표와 배후에서 조작하고 조정했던 윤핵관들에게 있다”고 권 원내대표까지 싸잡아 비판했다.

한 발 더 나아가 그는 권 원내대표를 겨냥 “원내대표직을 사퇴해야 한다. 최고위원 대다수가 사퇴했는데 본인은 원내대표직을 유지하면서 비대위원이 된다는 것은 누가 봐도 이상하다”고 거취 압박을 했으며 지도부가 비대위 체제로 전환되는 데 대해서도 “정치적인 명분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김 최고위원은 전당대회 시점과 관련해선 “비대위로 갈 수밖에 없다면 오히려 조기 전당대회를 해야 한다. 비대위는 굉장히 짧아야 하고 국민과 당원이 뽑은 정당성 있는 지도체제가 자리를 잡아 윤석열 정부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역설했으며 일각에서 주장하는 이 대표의 신당 창당 가능성에 대해선 “거의 없다고 본다”고 단호히 일축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대표는 집권여당 대표인데 당내에서 모든 싸움을 하려고 할 것이다. 잘못된 것을 어필하는 것도 당내에서 가능한 것이지, 보수정당의 분당 체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한 번 있었던 일이고 분당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는데, 반면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같은 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당이 이 대표에 대한 배려 없이 계속 비대위로 간다고 하면 누가 앉아서 죽으려 하겠나. 윤핵관이 친윤으로 당을 장악하면 이준석·유승민이 신당 (창당하려고) 꿈틀꿈틀할 것이고 한동훈 장관의 여러 문제를 보면서 오세훈 서울시장도 움직일 것”이라고 상반된 전망을 내놨다.

한편 김 최고위원 외에도 이 대표를 지지하는 ‘국민의힘 바로세우기’를 만든 신인규 전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 역시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많은 분들이 억울한 것은 맞지만 물러나라, 감수하라고 얘기하는데 왜 억울하게 만들어놓고 그 억울함을 참으라고만 하나. 동의하기 어렵다”며 “공천에 대해 이해관계가 없다면 이 대표 오고 나서 그 이후에 지도부를 정당하게 꾸리고 그때 원하는 사람을 당 대표로 밀어도 된다. 그 6개월을 못 기다리겠다는 것은 이 대표의 여론이 올라가다 보니 전당대회를 한다고 그러면 본인들이 당 대표가 될 수 없겠다는 위기감”이라고 김 최고위원과 한 목소리로 이 대표 비호에 나섰다.

그러면서 그는 “그러니 무리해서라도 일단 (이 대표의) 복귀를 막아야 한다는 무리수가 나오는 것이다. 절차적 하자가 너무 많아서 이 부분에 대해 (가처분) 인용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본다”며 권 원내대표를 향해 “비상상황을 초래했다고 볼 수 있는 권 원내대표가 원내대표 자격으로 비대위에 들어가는데 이준석 지도부 하에서의 직무대행은 하기 싫고 비대위원장 안에서의 지도부는 하고 싶다는 뜻이다. 국민께서 이해 못할 것”이라고 거듭 원내대표직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신 전 부대변인은 “비상상황이 아니라고 규정하고 직무대행을 선언했다가 10일 만에 갑자기 비상상황이라면서 이 난리를 치는지 모르겠다”고 직격탄을 날렸는데, 이 같은 지적을 의식했는지 서병수 국민의힘 전국위원회 의장은 같은 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상임전국위원들 말씀 들어보면 최고위원회의 기능 상실보다는 현재 대통령과 당 지지율 하락이 더 심각하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비상상황이라고 인식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또 서 의장은 비대위 전환에 대해선 “당원들을 대표하는 기관에서 결정된 일이기 때문에 진행이 멈출 수는 없다”면서도 “비대위가 출범하고 나서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된다면 당은 더 큰 혼란이 오고 위기에 빠지게 되는데 이 때까지 우리는 뭘하고 있었나 자괴감이 든다. 문제의 본질은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실세라고 하는 사람들과 이 대표의 갈등에 있기에 힘 있고 책임 있는 사람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윤핵관 측이 이 대표를 만나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그는 이 대표를 향해서도 “‘나는 이렇게 억울하지만 당이 어렵고 혼란스러우니까 선당후사 자세로 사표를 내고 후일을 도모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줬으면 좋겠다. 이 대표도 앞길이 창창한 젊은이고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 상당한 공로를 했던 사람인데 민주주의 정당이라는 것은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결론을 만들어나가는 집단”이라며 “제가 권 원내대표께는 말씀드렸다”고 확전이 아니라 일단 물러나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