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사퇴 "혼란 막아야", 정미경 "잘못하면 코미디 돼"

이준석 징계 사태 이어 권성동발 문자파동에 국힘 분란 배현진 사퇴 "많은 지적에 통감...기대 총족 못해 송구" "마땅히 책임지고 끊어내야 할 것은 제때 끊어내야" 정미경 "비대위 시도라는 꼼수로 보여질 수 있어"

2022-07-29     이혜영 기자
(왼쪽부터) 국민의힘 배현진 최고위원,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중간 위), 이준석 당대표(중간 아래), 정미경 최고위원. 시사포커스DB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국민의힘이 이준석 당대표의 윤리위 징계 사태에 이어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의 사적인 대화를 오간 문자 파동으로 인해 연일 혼란한 위기 상황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9일 "마땅히 책임져야 하고 끊어내야 할 것을 제때에 끊어내지 않으면 더 큰 혼란이 초래된다"면서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배 최고위원은 이날 당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 간담회를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정부가 5월 출범한 이후에 국민들께서 저희에게 많은 기대와 희망으로 잘 해보라는 바람을 심어주셨는데 저희가 80여일 되도록 속 시원한 모습으로 국민들께 그 기대감을 충족시켜드리지 못한 것 같다"면서 "당 지도부 한사람으로서 당원과 국민에게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오늘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이어 그는 "그 동안 많은 애정과 열정으로 지적해 주신 많은 말씀에 대해 깊이 통감하고 있고, 저 개인이 지도부 일원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지는 모습도 보여드려야 할 때"라면서 "국민들께서 저희 당에 기회를 안겨주셨는데 그 기회에 200%, 단 100%도 만족스럽게 충족시키지 못했던 점에 대해 부족함에 대해 너무나 깊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배 최고위원의 사퇴를 두고 해석이 분분한 상황이라고 짚었는데, 특히 당원권 6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마치고 복귀할 가능성이 큰 이준석 대표의 행보가 예견되는 상황에서 최근 '문자파동'으로 분란을 일으켜 윤 대통령에게 흠집을 입힌 권 원내대표의 리더십을 의심하면서 불안정한 권 대행의 원톱지도체제가 동시에 작용하여 배 최고위원이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통한 차기 지도부 재구성이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변화될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에서 사퇴라는 큰 결심을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관측했다.

반면 같은당 정미경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배 최고위원의 사퇴와 관련해 최고위원들이 자진 사퇴하는 방식으로 지도부를 해체하고 비대위 체제나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하려는 시도에 대해 "그게 꼼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정 최고위원은 "이게 잘못되면 꼼수로 비춰진다"면서 "어떤 판사의 손에 의해서 우리 당대표가 결정되는, 예를 들면 외부의 변호사 중에 한 명을 그냥 당대표로 만들어 버리는 그런 이상한 코미디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강하게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렇게 어디서 어느 부분이 사고가 날지 모르는 것이기에 그래서 저는 처음부터 사실 이 대표를 윤리위에 회부하는 것도 안되는 거고, 또 윤리위에서 성급하게 결정하는 것도 안되는 거라고 말한 이유"라면서 "만약에 비대위로 가면 이 대표는 제명과 같은 효과를 최고위가 줘 버린 것인데, 그러면 갑자기 윤리위 징계 결정을 아예 무시하고 또 다른 게 벌어지는 상황으로 원래의 효력에 맞지 않기 때문에 이것은 법률적인 가처분 대상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지금 당내 현실에서는 권 대행체제를 유지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