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대명' 반기는 국민의힘 "이재명 되면, 與는 비단주머니 생겨"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오는 8·28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가 막을 올린 가운데 차기 당권 경쟁이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 기류에서 '친명(친이재명) 대 비명(비이재명)' 구도가 뚜렷하여 '반명'의 민주당은 난색을, 국민의힘은 화색을 띄는 분위기가 감돌았다.

'청년층'의 김재섭 국민의힘 서울도봉갑 당협위원장은 전날밤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하여 "이재명 의원이 대표가 되는 순간 민주당의 개혁동력들이 엄청나게 상실될 것으로 본다"면서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가 되면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비단주머니다. 국민의힘에겐 굉장히 좋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 당협위원장은 "지금 선거구도가 이재명 대 반이재명이 돼버려 민주당의 개혁담론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면서 "민주당이 개혁의 호시기를 놓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2년 뒤 누가 공천이 될 것이고 이재명 의원은 어떤 식으로 대권행보를 이어갈 것이냐라는 그림밖에 안 떠오른다"고 평가 절하했다.

더욱이 그는 "반등 카드가 뚜렷하지 않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유일하게 기대하고 있는 카드가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가 되는 것"이라면서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뭔가로 공격할 때 반박사례로 이재명 의원 사례를 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당협위원장은 "음주운전 관련 공격에서도 이재명 의원을 들 수 있고, 공무원 사적채용과 관련돼서도 이재명 의원 예를 들 수 있다"고 구체적인 사례를 언급하면서 "이 의원은 흠이 너무 많아 국민의힘으로선 공격하기도 굉장히 좋고, 야당 지도체제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기가 대단히 좋은 상황인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재명 의원의 사법리스크는 지금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등 현존하는 위협인 것"이라면서 "(약점이 많은 이 의원 때문에) 민주당은 상당 부분 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상황을 짚었다.

한편 민주당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반명'의 윤영찬 의원도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이 의원의 당대표 출마에 대해 "사당화의 위험성이 상당하다"고 깊은 우려를 표하면서 "민주당이 특정인의 정당, 그리고 특정인의 사당화가 되는 것에 대해 단호하게 거부를 해야 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특히 윤 의원은 "이재명 의원을 중심으로 (당내) 민주주의적 질서와 제도적인 과정들이 굉장히 흐려진 부분이 있는데, 예를 들어 (이 의원이) 어떻게 인천 계양에 공천이 된 것인지,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어떻게 누가 데려온 것인지 이런 부분들이 아직도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지 않다"면서 "이런 민주적 절차가 무너질 때 민주당은 굉장히 위험한 상황으로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언론에서 친명과 비명이라는 계파적 관점에서 보는 것에 대해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민주당의 위기의 본질을 바로 봐야 된다. 계파적 관점으로 보면 모든 게 현실주의로 돌아가고 '어느 계파의 누가 당선되냐', '권력은 누가 갖느냐'는 관점으로 치환되기 때문"이라고 불편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