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포스트 이준석' 놓고 친윤계 당권 전쟁 본격화

오늘 국힘 긴급 의총, 차기 지도체제 관심 집중 권은희 "안철수도 차기 당권 당연히 나설 것" 김용태 "굉장히 잔인...이준석 궐위 소문 돌아" 친윤계 의원, 차기 지도체제 놓고 당권 전쟁 시작 권성동 "이준석은 궐위 아닌 사고, 조기 전대 불가"

2022-07-11     이혜영 기자
(왼쪽부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시사포커스DB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사상 초유의 집권여당 대표가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 처분 사태가 벌어지면서 국민의힘이 이준석 대표의 공석을 대신할 차기 지도체제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안철수 의원도 차기 당권에 관심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당연히 나설 것"이라면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 중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에 출연하여 '국민의힘이 조기 전당대회가 열린다면 안 의원이 나설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같이 말하면서 안 의원의 당권 도전 파트너에 대해 "최소 자격 요건은 핵관(핵심 관계자) 아닐까 싶다"고 강조했다.

즉, 안 의원이 국민의힘의 당권 도전에 승패에 대해 윤핵관과 함께 해야지만 당권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을 에둘러 지적한 것인데, 다만 권 의원은 "(안 의원과) 당권과 관련해서는 이야기 나눈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친이계'(친이준석)로 알려진 김용태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지난주 금요일부터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들이 이 대표를 징계해서 당대표를 궐위시킬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면서 "이런 이야기들은 이미 지난 연말부터 나왔던 시나리오"라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어 김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는 연말에 정말 대선을 이기려고 모든 것을 다 걸고 했다"면서 "(그런데) 이런 공작을 했다면, 저는 정치가 굉장히 잔인하다고 느껴진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대표를 향한 '보이지 않는 손의 작동'에 대해 "늘 이 대표가 강조했던 것이 시스템 공천이었다"면서 "(그리고 이대표가 투명한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실제로) 혁신위도 가동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그런 것이 연관돼 있지 않은가 싶다"고 의구심을 내비쳤다.

한편 국민의힘 친윤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포스트 이준석 체제'의 해법에 대해 이견이 분분한 모습을 보였는데, 특히 권 원내대표의 '직무대행 체제'를 비롯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와 '조기 전당대회를 통한 새로운 당대표 선출' 등 의견이 분분하면서 당내 권력 싸움이 본격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실제로 안철수 의원은 최근 공부 모임을 주도하면서 오는 12일 '글로벌 경제위기와 우리의 대응 방향'을 주제로 국회에서 토론 모임을 열겠다고 밝혔고, 김기현 의원도 마찬가지로 오는 13일에 '혁신24 새로운 미래'라는 공부 모임을 연다고 예고한 상황인데, 일각에서는 이러한 모임들에 대해 당내 주도권을 잡기 위한 행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라고 상황을 짚었다.

심지어 윤핵관인 장제원 의원도 지난 주말에 자신의 지역조직인 '여원산악회' 모임을 재개하여 눈길을 끌었는데, 정치권에서는 장 의원과 안 의원이 함께 손을 잡았다는 얘기까지 나오면서 국민의힘의 당권 전쟁의 시작이라는 해석에 힘을 실었다.

다만 이날 권성동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차기 지도체제 논란과 관련해 "비록 당대표 직무 정지 상황에 놓였지만 우리 당의 혁신 시계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면서 "당의 주인인 당원들과 지혜를 모으고 민심을 담아 지금의 혼란을 수습하고 당을 조속히 안정화 시키겠다"고 강조하며 조기 전당대회에 선을 긋고 자신의 직무대행 체제를 이어갈 것을 선언했다.
 
특히 권 원내대표는 "기획조정국이 여러 법률가의 자문을 구해 해석한 바에 의하면 당원권 정지는 당대표 '궐위'가 아닌 '사고'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보고가 올라왔다"면서 "전당대회를 할 방법이 당헌·당규상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권 원내대표가 자신이 6개월 직무대행체제를 하겠다는 의도에 대해서도 사실상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다지기 위한 목적이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도 감지된다고 관측했다. 즉, 권 원내대표도 사실상 당권을 자신이 잡겠다는 의도일 것이라는 얘기이다.

또 다른 한편 이날 국민의힘은 오후 3시에 이준석 대표의 징계 문제와 관련하여 긴급 의원총회를 연다고 예고했는데, 일각에서는 당내 의원들이 이 대표의 자진 사퇴 압박과 함께 차기 지도체제에 대한 문제를 놓고 격론을 벌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예측하여 그 결과에 대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