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러브콜 보냈던 국힘, 선거 성과 나왔나

국힘 후보, 호남 광역단체장 선거서 모두 15% 넘어…27년 만에 광주시의원도 배출

2022-06-03     김민규 기자
국민의힘 조배숙 전북지사 후보(좌)와 이정현 전남지사 후보(우). 사진 / 시사신문DB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대부분의 지역에서 승리했음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에선 여전히 민주당 후보들이 국민의힘 후보를 상대로 크게 승리해 그간 추진해온 국민의힘의 서진정책이 성과가 있었는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은 호남 지역 광역단체장은 물론 기초단체장 선거조차 단 한 곳도 차지하지 못했는데, 광주만 해도 5개 자치구 모두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기도 했고 광주시장은 강기정 민주당 후보(74.91%), 전북지사는 김관영 후보(82.11%), 전남지사는 김영록 후보(75.74%)가 차지해 여전히 국민의힘이 도전하기엔 높은 벽임을 실감케 했다.

하지만 비록 패했어도 서진정책이 효과가 있었음은 분명히 나타났는데, 민주당 후보가 기초단체장 후보로 모두 당선된 광주만 해도 전국 최저 투표율인 37.7%를 기록해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를 꼬집어 “광주 투표율 37.7%는 현재의 민주당에 대한 정치적 탄핵”이라며 “선거는 국민의 집단적 의사표시다. 국민의 실망과 분노가 누적됐다”고 자당에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비록 전국 최고 투표율을 기록한 지역도 호남지역인 전남(58.4%)이었으나 기초단체장 선거 7곳에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고 전북에서도 기초단체장 선거 3곳에서 무소속 후보가 이기는 등 호남에서 무소속 당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할 정도로 호남 민심이 민주당에 냉랭해진 상황인데다 호남에서 2위도 차지하기 어려웠던 국민의힘이 정당 득표 2위를 차지해 광역의회에도 입성했다는 점은 그동안 국민의힘이 시도했던 민주당 지지기반 흔들기가 어느 정도 성과를 낸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실제로 국민의힘은 광주시 광역의원 비례대표 선거에서 14.11%의 정당 득표율을 얻어 지난 1995년 제1회 지방선거 이후 27년 만에 광주시의원(김용님)을 배출했으며 전남에선 광역의원 비례대표로 전서현 후보, 전북에선 정당 지지율 16.43%로 이수진 후보가 광역의원 비례대표로 당선되는 등 민주당 일색이었던 이곳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돼 견제 구도를 형성했다는 점은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

이 뿐 아니라 득표율 20%란 목표는 이루지 못했으나 광주시장 후보로 출마한 주기환 후보가 15.9%를 얻어 과거 제5회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정용화 당시 한나라당 후보의 14.22%란 기록을 넘어선 것은 물론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보수정당 후보로 얻은 광주 최고득표율(12.71%)도 넘었다는 점은 광주 민심조차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되고 있다.

비단 주 후보 외에도 전북에선 조배숙 국민의힘 전북지사 후보가 17.88%, 전남에선 이정현 국민의힘 전남지사 후보가 18.81%를 기록하는 등 호남 광역단체장 선거에 나온 국민의힘 후보가 모두 15%선을 넘어섰는데,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와 관련해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15%의 벽을 넘어선 것은 우리 당에 매우 큰 의미를 가진다. 더 이상 호남은 우리 당의 불모지가 아니라 더 열심히 갈고 닦아야 할 경작지”라고 평가하며 “앞으로도 더 진정성을 가지고 호남과 동행하겠다”고 서진정책을 지속하겠단 의지를 분명히 했다.

여기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역시 이 자리에서 “당의 취약지역이라 할 수 있는 호남 등에서 선전한 후보들의 노력에 감사하고 잊지 않겠다. 더 지속적인 투자를 해나가겠다고 약속드린다”고 강조해 민주당 승리로 끝난 호남 선거 결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의 서진정책은 결코 중단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