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원장, 대선 결과 따라 좌우? 국민의힘 “소가 웃어”

박홍근 “국힘, 정부여당 견제해야 한다는 논리 펴”…김기현 “대통령 바뀌면 조약 무효 되나”

2022-05-25     김민규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좌)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우). 시사신문DB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21대 국회 후반기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놓고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결과를 내세우면서 원 구성 재협상을 요구하자 국민의힘에선 대선 결과에 따라 협상 결과가 달라지느냐며 민주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회법에 따라서 법적 주체가 명시돼 있다. 후반기는 후반기에 원내대표들이 합의하도록 돼 있다. 원 구성을 당연히 제로베이스, 원점에서 논의를 시작하자”며 ‘국민의힘에선 제1당이 국회의장을 가져가고 2당이 법사위원장 하는 것 아니었냐고 이야기한다’는 질의엔 “그 논리는 맞지 않다. 국민의힘은 지난해와 올해 초까지 대선 결과를 염려하면서 야당이 법사위를 맡아 정부여당을 견제해야 되지 않느냐는 논리를 일관되게 펴 왔다”고 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 박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직에 대해서도 “당연히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당에서 맡는 것이고 이것은 변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자당이 맡아야 한다고 못을 박은 뒤 “향후 상임위 구성 문제는, 의장 선출 이후에 또 지속적으로 여야가 협의하면서 협상을 마무리 지으면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심지어 전날 민주당 의총에서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김진표 민주당 의원은 아예 “법사위가 언제까지 국회의 마치 상원처럼 법적 권한도 명백히 없는 다른 상임위원회 통과 법의 감 놔라 메주 놔라 이러면서 상원 역할을 하고 법안 통과권을 길목에서 지키는 이런 역할을 한다는 게 국회법 절차에 위법한 거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며 “그래서 그런 역할을 못하게 해야 된다, 자구·체계심사권 자체를 빼앗고 법사위는 법무부와 검찰 등 법무, 사법 그쪽 분야만 다뤄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고 기존의 법사위 역할 자체를 축소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까지 거론하기도 했다.

이 같은 민주당 측 주장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지나해 7월 ‘후반기 법사위원장은 국민의힘이 맡는다’(합의문 2항)는 여야 합의문 내용을 근거로 “민주당이 법사위원장과 관련된 과거 원 구성 합의를 깨려고 하고 있다. 입법폭주로 국민들의 지탄을 받으면서도 아직도 국회 일방운영을 기획하다니 제정신이 아니다”라며 “민주당은 제발 삼킬 수 있는 만큼만 베어 물라. 먹을 수 있는 것 다 먹다가 탈난다”고 경고했다.

이 뿐 아니라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후반기 원 구성 주체는 지금의 원내대표라고 주장한다’는 질문에 “대한민국 대통령이 바뀌었다고 해서 이전에 맺었던 조약, 외국하고 체결했던 조약이 무효가 되는 것인가. 지나가던 소도 웃을 일”이라며 “얼토당토 않은 궤변이다. (지난해 협상) 결정 주체는 윤호중(당시 원내대표)이었지만 윤호중이 한 게 아니라 ‘민주당 원내대표 윤호중’이 한 것”이라고 민주당 측 논리에 일침을 가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김 의원은 ‘지난 협상 당시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이 야당 몫이라고 주장했다’는 질문에 “당시 민주당이 야당 몫이 아니라 여당 몫이라고 했다”고 반박한 뒤 “국회의장 소속이었던 정당과 법사위원장 소속 정당이 한 번도 같았던 적이 없고 딱 한 번 같아졌던 것이 21대 국회 지난 2년 전반기 때”라며 “민주당이 180석 가까운 의석을 차지하면서도 의장도 자신들이 차지하고 법사위원장도 차지해 같은 정당으로 만들어놓은 의회 폭거를 저지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민주당이 후반기 법사위원장을 맡으려 하는 데 대해서도 “검수완박과 마찬가지로 자신들이 저지른 비리가 얼마나 크면 끝까지 수사권을 방해하려고 하는 것인가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며 “자신들 비리 수사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의지가 발동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발 더 나아가 같은 당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요구하는 이유에 대해 “이해를 잘 못하겠다”며 “국회 관행은 1당이 의장을, 2당인 소수당이 법사위원장을 가짐으로써 견제와 균형을 이루는 것을 협치할 수 있는 제도의 틀로 봐왔다. 여야가 바뀌었다고 해서 법사위원장을 민주당이 가져가면 의장을 우리가 가져와야 한다”고 민주당에 역공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