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정호영 낙마 수순? 국민의힘 “국민정서 판단할 것”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정부 출범 일주일 만에 6개 부처 장관을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 강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정호영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여전히 임명하지 않고 보류해둬 사실상 여론을 의식해 고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당초 더불어민주당에서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 임명에 대해서 가장 격렬하게 반대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의치 않은 채 지난 17일 임명을 강행한 데 반해 정 후보자에 대해선 앞서 용산 집무실 출근길에 “계속 검토해보겠다”라고만 답했을 뿐 끝내 이날도 임명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민주당의 반대를 고려했다기보다는 국민여론을 우선 감안한 행보로 비쳐지고 있다.

심지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조차 같은 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한 후보자에 대해선 “기대가 생겼다. 진심이 느껴진다고 생각했다”고 호평한 반면 정 후보자에 대해선 “저로선 기대가 큰 분은 아니고 나라면 정리된 정책을 가진 복지전문가를 선택했을 것”이라고 부정적 견해를 내비칠 정도로 여당 내에서도 정 후보자에는 온도차를 보이고 있어 윤 대통령도 임명 여부를 저울질 중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18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정 후보자가 여러 말을 했고 명확하게 이게 범죄행위다, 불법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도 “국민적 정서가 녹록하지 않다는 상황을 윤 대통령에게 공식, 비공식적으로 전달했고 아마 대통령이 그 점을 잘 고려하지 않을까 싶다. 인사권자가 대통령이니까 보고 있다”고 국민 여론이 부정적이란 점을 강조했다.

이 뿐 아니라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 후보자와 관련 “아무래도 국민여론이나 의혹들이 팩트로 증명된 것이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좀 더 면밀한 검토 과정이 남아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고 또 의혹이라고 하는 게 팩트로 안 나오더라도 국민정서라고, 국민정서가 기저에 깔려서 돌아가고 있는지 이런 판단도 함께 하지 않을까”라며 김 의원과 마찬가지로 의혹의 사실 여부를 떠나 국민정서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내비쳤다.

한편 앞서 지난 6일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4~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3명에게 실시한 내각 후보 평가 여론조사(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도 한 후보자에 대해선 적절하다는 답변이 45.8%, 부적절하다는 답변이 41.8%로 나왔으나 정 후보자에 대해선 적절하다고 본 비율은 24.7%에 그친 반면 부적절하다는 응답은 그 2배가 넘는 56.6%로 나온 바 있어 윤 대통령이 이런 분위기를 무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정 후보자는 자진사퇴 가능성엔 단호히 선을 그어온 만큼 결국 윤 대통령의 결단에 달려 있는 상황인데, 장관 후보 한 명이 새 정부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봤기 때문인지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앞서 지난 17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정 후보자를 겨냥 “이 정도 되면 본인이 그만둬야 하는 것 아닌가. 법에 어긋나는 짓은 안 했을지 모르지만 국민정서나 감정을 어기는 사람”이라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