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 사과? 정경심 놓고 갈라진 민주당

안민석 “정경심, 가족 품으로 돌아갈 때” vs 박지현 “조국·정경심 사과해야”

2022-04-25     김민규 기자
안민석 민주당 의원(좌), 정경심 전 교수(중),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우). 사진 / 시사신문DB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배우자인 정경심 전 교수에 대한 사면 주장이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가운데 당 공동대표 격인 박지현 비상대책위원장은 25일 조 전 장관과 정 전 교수에게 사과를 요구한다고 발언해 민주당이 여전히 ‘조국의 강’을 건너지 못하면서 분열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쏠리고 있다.

경기지사 경선 중인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지난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종교계 제안대로 내달 8일 조 전 장관과 정 전 교수를 사면해 달라며 호소한 데 이어 25일에도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정 교수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때가 됐다고 보고요. 박근혜 전 대통령도 국정농단 저질렀는데 건강이 안 좋다고 사면하지 않았나”라며 “그에 비하면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결단이 필요하다. 정 교수 건강이 아주 안 좋고 조국 교수를 최근에 만났는데 정 교수 건강을 많이 걱정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발 더 나아가 안 의원은 “김경수 전 지사, 이석기 그리고 박관천이 거론되지 않고 있는데 박관천도 국정농단 세력에 의한 정치적 탄압으로 감옥에 간 사람이지 않나. 그런 분들도 고려대상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으며 “조국 가족수사가 사냥하듯이 이뤄졌는데 정호영 후보자의 자녀 문제도 압수수색해야죠. 조국처럼 같은 잣대를 들이대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인사청문회 대상자들, 고위공직자 포함해서 청문회 대상자들 자녀 검증까지 포함시키는 게 공정한 검증”이라고도 역설했다.

이 뿐 아니라 그는 경기지사 경쟁후보인 김동연 전 대표를 겨냥해서도 “정 전 교수 사면 문제 나는 찬성해서 어제 페북에 글 올렸는데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야 하지 않냐고 여쭸더니 거기에 대해 어제 답변을 못하시더라. 우리 지지자들이 봤을 때 김동연은 우리 사람이 아니구나, 민주당 리더로는 결격 사유가 있구나란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정 전 교수를 내세워 견제구를 던졌는데, 이처럼 조 전 교수 측에 힘을 싣는 목소리가 나오자 25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선 박 비대위원장이 “대법원이 동양대 표창장과 6개 인턴 확인서를 허위라고 판결한 만큼 조 전 장관이나 정 전 교수는 사과해야 한다”고 상반된 자세를 취했다.

비록 박 위원장은 “편파적인 검찰 수사로 인해 조 전 장관 가족이 처한 상황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윤석열 내각의) 비리 후보자를 정리하려면 비슷한 문제를 일으킨 우리의 잘못을 고백하고 성찰해야 한다. 조 전 장관 문제를 공론화하는 것을 불편해하는 분도 있으나 우리가 떳떳하게 국민의힘을 지적하려면 묵인할 수 없고 검찰의 표적 과잉 수사와 법원의 지나친 형량이 입시비리를 무마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그는 “우리가 먼저 사과하고 성찰할 때 상대의 반성과 성찰도 요구할 수 있다. 조 전 장관과 정 전 교수가 대법원 판결에 대해 진솔한 입장을 밝혀 달라”고 촉구했는데, 그러자 조 전 장관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법원 판결의 사실 및 법리 판단에 심각한 이견을 갖고 있지만 고통스러운 마음으로 판결을 존중하고 수용한다. 저희 가족의 경우와 달리 교수 부모가 제공한 인턴, 체험활동의 기회를 갖지 못했던 분들께 송구하다”고 일단 사과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사과하라면 몇 백번이라도 하겠지만 저희 가족 사건에 대한 수사, 기소, 판결의 잣대에 따라 윤 정부 고위공직자를 검증해주길 소망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