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도부 분열? 조응천 “뭘 위한 검수완박?” vs 윤호중 “때가 있다”

趙 “과연 지금 할 자세인가. 대선 패배 반성 없어”…尹 “대통령 취임하면 물 건너가”

2022-04-12     김민규 기자
조응천 민주당 비대위원(좌)과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우). 사진 / 시사신문DB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이 12일 “과연 뭐를 위한 검수완박이냐”며 자당을 향해 쓴 소리를 쏟아냈다.

지도부 일원인 조 비대위원은 이날 오전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서초동이나 일선에서 사건이 잘 해결 안 된다. (경찰이) 불송치를 결정하면 이의신청하는데 답도 잘 안 하고 보완 수사를 요구해도 잘 안 된다”며 이같이 꼬집었다.

그는 이어 “분명히 수사 총량은 늘었는데 역량은 줄었다”고 현재 문제점을 지적했으며 이렇게 된 원인과 관련해선 “20대 국회 때 국가수사청을 만들어서 중대범죄수사권을 주고 검찰은 수사청과 경찰에 대한 영장청구권, 형 집행권만 가져서 견제하자고 했는데 조국 민정수석이 수사권 조정 한다면서 수사통제권 조정을 했다. 경찰에 수사종결권을 주고 검찰에는 6대 범죄를 남겨줘서 이 모든 문제가 생겼다”고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직격탄을 날렸다.

또 조 비대위원은 이날 오후 정책 의원총회에서 검수완박이 당론으로 채택될 수 있을지 묻는 질문에 “시간상 모르겠다. 중대범죄수사청 논의는 완전히 접은 것 같지도 않다”며 “저 같은 사람은 그게 다른 괴물을 만드는 거다, 여러 반론이 있으니까 일시적으로 접은 것 같은데 명확하지 않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검찰에서 박탈한 수사권이 어떻게 될 것인가, 이사를 가도 짐은 어디로 들어갈지 정해놓고 가는데 그게 정해져 있지 않다. 후속 조치에 상당 부분 의견이 모이고 있다고 하는 것은 동의하기 힘들다”며 “국민이 발 뻗고 편하게 억울한 일 없게 하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것 아닌가. 뭐가 거기에 가장 부합하는지 서로 얘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조 비대위원은 강성 세력이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을 꼬집는 듯 “매파와 비둘기파가 부딪히면 항상 매파가 득세하기 마련”이라며 “당 지도부가 저도 비대위원이지만 투톱이 연일 당 회의나 언론에 나가 (검수완박)해야 한다고 몰아붙이지 않나. 강성 당원들이 문자폭탄이나 집회로 압박을 가해서 심리적으로 많은 의원들이 위축돼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 발 더 나아가 그는 “(의총에서) 의견을 낼 거다. 민주당이 대선을 지고 난 다음에 과연 지금 할 자세인가”라며 “대선 패배 원인 규명과 반성, 쇄신이 없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하는 민주당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공언했다.

다만 조 비대위원의 지적대로 ‘투톱’ 중 한 명인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같은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서도 “개혁엔 시기가 있다.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 취임하면 검찰의 제도개혁은 5년 동안 물 건너가는 것”이라며 “수사에 재능이 있는 검사는 수사기관으로 가면 된다. 공수처를 만들고 검경수사권 조정을 한 것으로 다 이루지 못한 부분을 마저 하려는 것”이라고 여전히 검수완박 강행 의지를 드러냈다.

심지어 윤 위원장은 조 위원장이 우려를 표한 중수청에 대해서도 추진 가능성을 열어둔 듯 검수완박으로 수사 공백이 우려된다는 지적에 “(수사권이) 경찰로 가든 제3의 수사기관을 만들든 수사하는 검사하는 이유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일을 바꾸면 된다”며 “중수처를 만약 만든다면 설립될 때까지 검찰개혁법안의 시행은 유예하게 된다. 그 사이 현재 검찰이 수사하는 것”이라고 입장을 내놓기도 해 검수완박을 둘러싼 지도부 내 불협화음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