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가는 윤호중? “인수위, 구속수사감” 발언에 국힘 “대선불복하나”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직권을 남용하는 불법 월권행위를 하고 있다면서 “모두 구속수사 감”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 4일 당사자인 인수위는 물론 국민의힘까지 한 목소리로 성토하고 나섰다.

앞서 윤 비대위원장은 이날 부산시당에서 열린 현장 비대위 회의에서 “인수위는 정부 부처도 아닌 방송문화진흥회에 간담회를 빙자한 업무보고를 강행했고 종편 4사와 SBS, EBS를 상대로도 밀실 간담회를 진행했다. 공수처 업무보고 자리에선 김진욱 처장에게 노골적으로 사퇴를 종용하는 일까지 있었다”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당시 직권남용 혐의를 광범위하게 적용했는데 그 잣대대로면 인수위의 불법은 모두 구속수사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수위가 ‘점령군 놀이’에 빠졌다며 “정부의 첫 단추인 인수위가 법과 원칙을 무시한다면 윤 정부 국정도 헌법과 법률을 파괴한 MB정부 시즌2, 국정농단 정권 시즌2가 될 수밖에 없다. 인수위의 불법행위가 반복되지 않게 당선인의 비상한 조치를 촉구한다”고 윤 당선인까지 압박하고 나섰다.

이에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같은 날 오후 정례브리핑을 통해 “새 정부를 책임져야 할 인수위 입장에서 공영방송과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 각 방송사가 어떤 애로사항이 있고 무엇을 원하는지 충분히 경청해야 할 책무가 있다. 인수위를 방해하고 심지어 발목 잡는 듯한 언행을 삼가 달라”며 “어떤 부분이 법 원칙에 어긋나는지 거친 표현으로 문제제기하는 윤 위원장의 언행 자체가 상식에서 벗어나는 게 아닌가”라고 윤 위원장에게 맞받아쳤다.

또 국민의힘에서도 강민국 원내대변인이 이날 ‘민주당 개혁·쇄신의 장애물은 바로 윤 위원장의 입’이란 제목의 논평을 내고 “합리적 견제와 비판은 민주주의를 위해 필수적이지만 민주당 행태는 도를 넘었다. 차기 정부를 점령군이라 비유한 윤 위원장에게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직격탄을 날린 데 이어 “차기 정부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대선 불복이자 자신들만 정당한 권력이라는 오만의 표현이나 다름없다”고 재차 윤 위원장을 비판했다.

한 발 더 나아가 강 원내대변인은 “원칙 없는 비난은 새 정부 발목잡기라는 구태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민주당이 밀어붙이는 언론중재법과 검수완박이야말로 방송 장악이자 검찰 길들이기”라며 “윤 위원장은 사퇴 요구를 거부하며 당 쇄신에 앞장서겠다고 한 바 있는데 쇄신의 출발은 반성과 책임이다. 차기 정부를 향해 비난과 막말을 퍼붓는다고 해서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헛된 생각은 접기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자 윤 위원장은 이날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말씀드리면 ‘거친 표현이다, 막말이다’라고 하는데 막말이나 거친 표현의 기준을 굉장히 낮춰준 것에 대해 정치문화 발전을 기대하는 사람으로서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인수위와 국민의힘 측에 응수했는데, 벌써부터 민주당은 인수위 뿐 아니라 윤석열 정부 인사검증을 놓고도 칼날 검증을 예고하고 있어 새 정부 출범 전부터 협치는커녕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