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외치던 민주당, '중수청 설치' 놓고 두 목소리
김용민 "검찰 독재 우려 돼...수사-기소 분리해야" "민주당 단독처리 준비돼 있지만, 문제 남아있어" 조응천 "중수청? 윤석열에 도깨비방망이 주는 꼴" "중수청, 절대선 아냐...尹의 사나운 사냥개 될 것"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외치며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겠다'는 취지에서 띄운 '중대범죄수사처 설치'를 띄우며 강행 추진 움직임을 보였느나,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검찰총장 출신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선출되어 민주당에서는 정치적 득실 논리에 따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이견을 보였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윤 당선인이 사법개혁 공약으로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 수사지휘권 폐지과 검찰의 예산독립권을 내세운 것에 대해 "검찰 독재를 하겠다는 선언을 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어 김 의원은 "수사지휘권 폐지는 민주적 통제장치를 거둬버리겠다라는 것이고, (그리고) 검찰이 예산편성권을 가지면 특수활동비를 마음대로 쓸 수 있게 되어 법무부의 기본적인 통제조차 받지 않는다"고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모든 여러 가지 문제나 논란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게 검찰의 수사권을 원래 수사기관인 경찰 등으로 넘기면 된다"면서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중대범죄수사청의 필요성을 피력하고 나섰다.
아울러 김 의원은 "황운하 의원이 발의한 법처럼 별도의 중대범죄수사청을 만들어서 6대 범죄를 거기서 수사할 수 있게 해서 수사기관별로 견제하게 하자는 안이 있고, 또 하나의 안은 수사·기소를 분리만 하고 경찰에 넘어간 수사권을 어떻게 할지는 새 정부가 국회와 논의해 처리하는 방법이 있다"고 설명하면서 "다음 주 의원총회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다만 그는 "민주당이 단독 처리를 하려면 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그런데) 물리적 준비는 돼 있는데 (중수청을 설치할지 말지에 대해) 결정을 할 수 있냐, 없냐는 문제가 남아 있는 것"이라고 깊은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였다.
반면 같은당 조응천 비대위원은 전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하여 '검수완박'을 목표로 하는 중수청 설치 문제에 대해 "검찰에서 6대 범죄 수사권을 뺏어서 중수청에 주겠다는 것은 검찰만 피하면 된다는 것인데, 법을 봤더니 중수청장 임명과정이 공수처와 똑같다"면서 "(그러면 오히려) 윤석열 정부에 사나운 사냥개를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강하게 우려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조 비대위원은 "(중수청장에) 전적으로 누굴 임명할지는 여당 혹은 대통령한테 주어져 있기에, 야당의 비토권이 봉쇄되는 것"이라고 상황을 짚으면서 "중수청이라는 또 하나의 기관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중수청 설치에 대해 "이건 파출소 피하려다가 경찰서 만난 꼴이 된다. (그리고) 검찰이 절대악이고 중수청이 절대선이라고 볼 수도 없다"면서 "(중수청이 설치되면 결국은) 윤석열 정부에 신통방통한 도깨비방망이를 쥐어주는 일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즉, 조 비대위원은 중수청 설치가 정치적 득실 관계를 따지면 민주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