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과 윤석열, 이명박 사면 누가 하나
尹측 “사면, 대통령 권한”…이상돈 “사면과 인사, 尹 몫”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문제가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간 청와대 회동에서 거론될 것인지 많은 관심을 모았으나 결국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제 이 사안을 누가 다루게 될 것인지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장제원 비서실장은 앞서 지난 28일 오후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간 청와대 회동에서 이 전 대통령 사면 문제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일체 거론이 없었다. 윤 당선인은 사면 문제에 대해 일절 거론하지 않았고 문 대통령도 그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고 답변했었는데, 당초 지난 16일 열리기로 했던 청와대 회동 하루 전인 지난 15일만 해도 장 비서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 “우리가 건의하는 것이고 수용하는 것은 대통령”이라며 주요 현안으로 띄우기도 했던 모습과 비교하면 사뭇 달라진 반응으로 비쳐지고 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 사면 문제가 오는 5월 10일 취임하게 될 윤 당선인 몫이 될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인데,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29일 오전 서울 통의동 금융연수원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서 청와대 회동 당시 이 전 대통령 사면 문제가 거론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함구한 채 “거론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선 발표 그대로만 받아들여주셨으면 한다”면서도 “사면 문제와 관련해선 대통령 고유의 소관사항”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 대변인은 “시기 역시 특정이 어렵다”고 부연했는데,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만나기 하루 전인 지난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례에 비춰서 두 분이 말씀을 충분히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하며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적극 논의될 것으로 생각하고 대통령께서 고도의 정치적 판단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 대통령의 상당한 고민과 결심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던 임태희 대통령 당선인 특별고문은 자신의 예상이 빗나가자 2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선 “이 문제는 좀 실무선에서 논의해 결론 내는 것으로 정리될 것으로 추정한다”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임 고문은 “이 문제 때문에 모처럼 협조적 분위기에서 마련된 회동 취지가 손상될 수 있겠다는 우려가 있었다”며 “이 문제는 현직 대통령의 정말 고도의 정치행위다. 워낙 청와대 결단이 필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사면을 한다면’까지만 말씀드리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한층 조심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그는 ‘애당초 인수위 쪽에서 이 전 대통령 사면을 공개적으로 발언한 게 월권이냐’는 질문엔 “제가 실장이었으면 공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하면서도 “문 대통령께서 그 문제를 처리하고 임기를 마무리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문 대통령 몫으로 두려는 자세를 취했는데, 심지어 더불어민주당 중진인 이상민 의원도 지난 28일 YTN라디오 ‘뉴스 정면승부’와의 인터뷰에서 “퇴임 앞둔 문 대통령이 정치적 명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적극 (MB 사면을) 검토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도 사실 마음은 어느 정도 기울었을 것이라 본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반면 이 전 대통령 사면은 윤 당선인 몫이란 주장도 있었는데, 중앙대 명예교수인 이상돈 전 국민의당 의원은 지난 28일 밤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나와 이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 “좀 성급한 측면이 있다. (문 대통령이) 사면이나 인사를 하면 안 된다”며 “그런 건 다 다음 정권한테 하라고 그렇게 해야 한다. 윤 당선인이 취임한 후에 하는 게 맞다”고 상반된 주장을 펴기도 해 이 전 대통령 사면이 누구 손에 이뤄질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과연 이뤄질 수는 있는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