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룰 갈등, 홍준표 "콕 찍어 25% 감점, 너무 가혹해"

패널티에 홍준표 "내가 왜 벌 받아야 하나" 버럭 "불법·불순한 의도 있어, 공정 경쟁 보장해야" "공정과 정의에 반해, 공천룰 전면 철회해야" 洪과 공천룰 갈등, 김재원 "내가 정리할 문제"

2022-03-28     이혜영 기자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좌)과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6·1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으로 일찌감치 출마사표를 던진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당 내 지도부의 공천 규정에 따른 감점기준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나선 가운데 홍 의원은 28일 "특정기간 일부만 대상으로 하는 페널티 부과는 부당하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당에 "지방선거 공천 규정 관련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21일 최고위원회의 의결사항은 공정과 정의에 반하기에 전면 철회돼야 한다"면서 "제8회 전국 지방선거 공천 규정과 관련하여 당 최고위원회와 공천관리위원회에 다음과 같이 의견서를 제출하오니 반영해 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앞서 당 최고위는 공천권과 관련하여 감점룰을 세우며 현역의원 출마자는 10% 감점하고, 이에 더해 무소속 출마 경험이 있는 자는 15%를 감점하겠다고 의결했는데, 이에 이 두 가지가 모두 해당되는 홍 의원은 25%가 감점되는 상황이기에 대구시장에 출마는 상당한 부담을 안고 시작해야 하는 공천 전쟁이 되어 버린 셈이다. 

아울러 홍 의원은 대구시장에 경쟁자로 나선 당 지도부인 김재원 최고위원이 이 감점 규정에 관여한 것으로 보면서 더욱 날이 곤두선 눈치였는데, 특히 홍 의원은 김 최고위원을 겨냥해 "이번 공천 규정 신설을 주도한 특정 최고위원은 아침에 본인의 출마를 선언하고 그 직후 최고위원회에 참석하여 자신에게 유리한 규정을 요구하여 관철시켰다"면서 "무엇보다 심판이 선수로 뛰기 위해 전례에도 없는 규정을 정한 것은 부당하다"고 맹폭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해당사자가 주도해서 표결에 참여한 것은 법률상 당연 원인무효 사유인 것"이라면서 "공명정대해야 할 당권이 개인의 사욕으로 분탕질 되는 것은 참으로 유감이다. 그 어떤 명분을 들이대더라도 특정한 경쟁 후보를 배제하려는 불법·불순한 의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더욱이 홍 의원은 "무소속 페널티 문제도 지난해 8월 20대 총선 무소속 출마자의 복당 절차를 마무리하면서 대사면이 이루어진 셈"이라면서 "탄핵사태로 인해 우리 당의 주요 인사들의 탈당과 복당이 복잡하게 얽혀 있음에도 특정한 기간의 극히 일부만을 대상으로 콕 찍어 페널티를 부과하는 것은 지극히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무소속 페널티 조항은 공정과 형평에 심각하게 위배되고 당의 화합과 민주적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면서 "특정 인사의 출마 자체를 봉쇄하려는 불순한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정의에 반하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뿐만 아니라 홍 의원은 "현역 국회의원 출마자에 대한 페널티 조항은 전례가 없으며 우리 당의 우세가 확실한 지역에는 적용할 이유가 없다"며 "경쟁력이 있는 현역 국회의원을 제외한다면 어쩌면 '약자들의 경쟁'으로 전락하고 본선 경쟁력만 약화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방선거 공천규정은 공정과 상식, 당헌·당규에 의거해야 한다"면서 "지방선거 경선의 공정한 경쟁을 보장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홍 의원은 당을 향해 "25% 페널티 적용은 사천·막천이 자행되었던 20대 총선 당시 공천 배제 행태와 별로 다르지 않다"면서 "제가 무슨 잘못이 있다고 벌을 받으면서까지 경선을 해야 하는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복당 때문에 1년 4개월 동안 고통받은 저에게 또다시 이런 페널티를 물리려는 것은 너무나 가혹한 처사이고 정치적 도의에도 맞지 않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한편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하여 "제 스스로 다 정리를 해야 될 상황이다"면서 "어떤 식으로 정리할지는 앞으로 고민해야 될 문제"라고 수습에 나설 의사를 보였는데, 일각에서는 김 최고위원이 한 발 후퇴하여 대구시장에는 불출마를 선언할 가능성도 흘러 나온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