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점규정 진실공방, 김재원 “이준석 지시” vs 李 “뒤집어씌우나”
권성동 “洪 떨어뜨리려 감점 규정”…홍준표 “金, 음험한 술책”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지방선거 공천 관련 감점규정을 놓고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나서는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과 같은 당 김재원 최고위원 간 갈등이 이제 진실공방 양상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밤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홍 의원이 반발하고 있는 현역의원 출마시 10% 감점, 탈당 후 무소속 출마 경력자 15% 감점안과 관련 “이준석 대표가 초안을 잡았고 10페이지가 훨씬 넘는 그런 내용으로 상정했다”며 “당 대표가 초안을 만들고 주도한 회의에서 제 의견을 말했을 뿐 장난친 것 아니다”라고 이 대표에게 책임을 돌렸다.
하지만 이 대표는 앞서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저는 두 가지 페널티에 대해 모두 반대했다”며 “다수결을 거친 의결을 되돌릴 수는 없으나 공천관리위원회에서 한 번 더 논의할 수는 있다. 정진석 공관위원장이 재논의를 요구한다면 저희가 논의해볼 의향이 있다”고 밝힌 바 있는데, 다만 그도 ‘김 최고위원이 주도한 게 맞느냐’는 질문엔 “확인해드릴 수 없다”고만 답변했다.
그래선지 김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반대했었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하여튼 다른 사람이 (해당 규정을) 만들 수는 없는 것”이라며 “당 대표가 사무처에 지시, 초안을 전부 만들어서 그것을 상정해 토론하고 의견을 받은 것이다. 찬반 의견이 있어 이 부분은 따로 무기명 비밀투표로 결정하자 이렇게 됐는데 감점 규정은 다수결로 했고 나머지 부분은 투표 없이 토론으로 결정했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김 최고위원도 자신이 만든 규정이 아니라 해명에 나서는 데에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이자 지방선거를 위한 공천관리위 인재영입위원장으로 내정되기도 한 권성동 의원조차 문제 있는 규정이라고 보는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비쳐지고 있는, 권 의원은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최고위원회 결정은 누가 봐도 특정인을 염두에 둔 결정으로 보이고 저는 최고위 결정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본다”며 ‘특정인’이 홍 의원임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권 의원은 “지역에 따라 현역 의원을 차출해야 될 때가 있고 현역 의원을 배제해야 될 때가 있는 등 다 혼재가 돼 있기에 최고위에서 그런 부분까지 고려해서 결정해야 된다. 그런 부분을 결정하지 못한 것은 조금 문제가 있다”며 “이 정도 룰을 정하려면 지방선거 규칙, 심사단 같은 걸 만들어서 했었다”고 감점 규정을 만든 최고위에 일침을 가해 이 대표가 재논의에 나설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일단 이 대표는 2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최고위원이 오늘 방송에서 제가 35%를 하자고 했는데 본인이 25%로 줄였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회의록도 다 남아있고 회의 배석자들이 전혀 그런 상황이 아니라고 얘기하는 상황”이라며 “김 최고위원 본인이 대구시장에 출마하는 상황에서 여러 오해를 사니까 당 대표에게 뒤집어씌우는 이게 무슨 상황인가 제가 생각하고 있다. 저는 누차 감산점 등 어떤 형태든 반대한다는 취지로 말했고 현역 출마에 대한 페널티, 무소속 출마 경력 페널티 등에 다 반대해왔다. 당의 중차대한 공천에 잘못된 정보를 말하면 안 된다”고 김 최고위원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해 진실공방은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SNS를 통해 감점규정의 문제점 연일 비판하고 있는 홍 의원도 이를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려는 김 최고위원의 술책이라 보고 박 전 대통령 지지도가 높은 대구 민심을 흔들고자 23일 청년들과의 소통 플랫폼인 ‘청년의꿈’을 통해 “그런 음험한 술책으로 박근혜 정무수석을 했으니 박 전 대통령이 저렇게 당했다”고 김 최고위원에 거듭 직격탄을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