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인수위, 인선 기준은 ‘서오남’?

윤호중 “서오남 인수위, 폐쇄적인 끼리끼리”…박주선 “능력·경륜 중시한 인사원칙 반영돼”

2022-03-18     김민규 기자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좌)과 박주선 대통령 취임식 준비위원장(우). 사진 / 시사신문DB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윤석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구성원 다수가 서울대 출신에 50대 남성이라는 의미에서 ‘서오남’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 정치권에서 이 같은 인선을 놓고 여야 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7일로 인선 완료된 인수위원 24명을 살펴보면 서울대를 졸업한 인수위원은 과반인 13명이며 윤 당선인과 같은 서울대 법대 출신은 최상목 전 기획재정부 1차관, 유상범 의원이 있고 권영세 부위원장, 원희룡 기획위원장, 박주선 대통령취임식준비위원장까지 포함할 경우 5명이 된다.

또 인수위원 평균 연령은 57.6세로 집계됐으며 최고령은 64세의 박성중 의원, 최연소는 45세인 남기태 교수인데, 평균 연령 59.2세였던 박근혜 인수위보다는 젊어졌지만 20·30 청년층이 인수위원에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은 지적이 나오고 있고 여성 인수위원의 경우 이명박·박근혜 인수위보다는 많은 4명이다.

아울러 지역이나 성별 등 특정 기준으로 ‘배분’하는 데 중점을 두기보다 실력을 우선한다는 인사기준대로 꼽은 만큼 학력으로는 서울대가 많았다면 지역으로는 수도인 서울 출신이 12명(50%)으로 가장 많았고 직업별로도 현직 교수가 절반에 가까운 11명으로 최다였는데, 문재인 정부에서 인수위 대신 활동했던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 35명 중엔 국회의원이 17명이나 차지할 정도로 정치인이 다수였던 데 비해 윤 당선인의 인수위는 학자나 전문가 위주고 현역 국회의원 수는 이명박 인수위 때보다도 적은 6명에 불과하다.

특히 24명의 인수위원 중 16명은 윤 당선인 측, 8명은 안철수 인수위원장 측이 각각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같은 인선 결과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에선 18일 다양성 부족 등을 꼬집어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인수위 인사 중 여성은 4명뿐이었고 말로는 청년을 위한다며 ‘석열이형’을 외치더니 2030 청년세대는 단 한 명도 없다. 서오남 인수위고 퇴행적이며 폐쇄적인 끼리끼리 인수위”라고 혹평했고 박지현 비대위원장도 “여러 지역과 연령대가 탄탄한 구성이 뒷받침 돼야 국민의 다양한 눈높이를 국정운영에 반영할 수 있다. 인수위 구성은 여성 할당이나 지역 안배를 고려하지 않겠다고 말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반면 박주선 대통령 취임식 준비위원장은 같은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특별히 서울대생이기 때문에 더 발탁하고 특별히 어느 지역은 배제하고 그런 건 아니다. 윤 대통령 당선인의 능력과 경륜을 중시하는 인사원칙이 반영됐지 않았나”라고 반박했으며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인사를 재탕한다는 비판에 대해선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같은 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국민의힘은 이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으로 정당 정체성과 정책을 그대로 발전적 계승하고 개혁해나가는 정당이기 때문에 그 정책과 관련된 인물들이 등용되는 것은 너무 당연한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김 원내대표는 “전문위원과 실무위원의 형태로 해서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는 분들과 계층별, 지역별, 성별, 전문 영역별로 골고루 다 등용해서 현실적으로 활동하고 일할 것이기 때문에 드러나 있는 24명의 인수위원을 가지고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강조했는데, 특히 20·30세대 청년층이 없다는 데 대해서도 전날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이 “이미 당선인 비서실에도 젊은 인재가 상당수 배치되고 있으며 인수위 또한 실무위원 등으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인수위엔 청년보좌역 등이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할 예정”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한편 이날 현판식을 열고 인수위를 공식 출범한 윤 당선인은 첫 전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인수위에서 새 정부의 국정철학과 이를 바탕으로 국정과제의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국민통합을 위한 것이다. 국민이 어느 지역에 사는지 관계없이 공정한 기회를 부여받고 정부를 신뢰할 때 국민통합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여기 계신 인수위원들은 학계, 관료, 민간 전문가, 국회의원 등이 계시는데 새 정부는 일 잘하는 정부, 능력과 실력을 겸비한 정부가 돼야 한다. 국정과제란 것은 개별 부처와 분과를 넘어서서 국가 전체 입장에서 도움 되는 방향으로 잘 조율해 나가길 부탁드린다”고 인수위원들에게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