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부실관리한 선관위, 본투표 믿을 수 있나

코로나19 확진·격리자, 일반 선거인 투표 종료 뒤 진행키로

2022-03-08     김민규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 획정위원회가 선거구 획정 독자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코로나19 확진·격리자에 대한 사전투표 부실 관리 논란으로 도마에 오르자 7일 전체위원회의 끝에 본투표에서는 일반 선거인의 투표가 모두 끝난 뒤 일반 선거인과 동일한 방법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김재원 선관위 선거국장은 이날 중앙선관위 전체위원회의 결과, 코로나19 확진자와 격리자들은 9일 오후 6시부터 7시 반까지 기표한 투표용지를 투표소 투표함에 직접 투입하는 방식으로 투표하게 된다면서 오후 6시까지 일반 유권자들의 투표가 종료되지 않을 경우엔 확진자들은 동선이 분리된 투표소 밖 별도 장소에서 대기하다 일반 유권자들이 모두 퇴장한 뒤 투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선관위는 확진·격리자 등은 오는 9일 투표일에 방역당국의 일시 외출허가를 받아 오후 6시 이후부터 오후 7시 반까지 본인의 주소지 관할 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 김 국장은 확진자들의 투표 대기 시간이 길어지지 않도록 선거관리 인력과 투표소 내 기표대를 더 투입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국장은 사전투표 당시 대기하다가 투표하지 않고 돌아간 확진자들이 본투표일에 투표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제반 사정을 고려해 투표용지가 누구에게 발급됐는지 확인되면 가급적 본투표일에 투표할 수 있게 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본투표일에는 사전투표 때보다 투표소가 훨씬 많은 14000여개이고 이미 사전투표를 마친 확진자들도 있기 때문에 혼잡하지는 않을 거라 전망했다.

끝으로 그는 사전투표 당시 일부 지역에서 특정 후보에게 기표된 용지가 확진자에게 배부된 데 대해선 “투표 관리요원의 실수나 여러 사유로 인해 봉투에 있는 투표지가 투표함에 투입되지 못했고 그 봉투가 새로 투표하러 온 확진자에게 제공된 것”이라며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가급적 유효 처리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선관위의 선거관리 능력에 대한 신뢰도는 이미 추락할 대로 추락한 모양새인데, 이날 시민단체 법치주의 바로세우기 행동연대는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김세환 사무총장 등 선관위 관계자들을 직권남용, 직무유기,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으며 이 사건은 선거·정치 범죄를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에 배당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뿐 아니라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노 위원장을 겨냥 “우선 사전투표는 끝났으니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본투표의 경우는 이런 혼란이 안 생기도록 해야 한다. 적어도 선관위원장은 이 점에 대해 명확하게 책임지고 본투표 종료와 동시에 사퇴하겠다고 입장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으며 한 발 더 나아가 선대본부 회의에선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서도 “선거 주무부처인 법무부장관과 행안부 장관에 민주당 현역의원을 버젓이 임명해 둔 채 사실상 불공정 선거관리를 조장한 바로 그 몸체가 문 대통령”이라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다만 국민의힘에선 자칫 보수층에 이번 대선이 ‘부정선거’란 인식을 줘 본투표일에 불참하는 일이 일어날까 우려한 듯 “3월 9일 한 분도 빠짐없이 투표장으로 나와 달라. 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의 분노를 표출시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표로 심판하는 것”이라며 투표 참여를 거듭 호소했는데, 사전투표와 달리 본투표에선 코로나19 확진·격리자도 투표함 투표를 할 수 있게 된 만큼 이번 논란이 잦아들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이날 중앙선관위에 출근한 노 위원장은 “우선은 본 선거 대책 마련에 집중하겠다”고만 답했을 뿐 국민에 대한 사과 의향이나 검찰이 고발당한 것에 대한 입장 등을 묻는 말엔 답하지 않은 채 “다른 말씀은 다음 기회에 드리겠다”고만 발언했는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조차 이낙연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원회의에서 “선관위는 확실한 개선책을 내놓고 국민의 이해와 용서를 얻으라”고 질타한 만큼 선관위에서 유의미한 반응이 나올 것인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