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윤석열, 토론서 ‘대장동 특검’ 놓고 왜 설전?

특검 요구한 李에 尹 “지난 9월부터 우리가 주장해왔는데 누르더니 갑자기”

2022-03-04     김민규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좌)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우), 사진 / 시사신문DB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대선 마지막 TV토론에서 막판 주도권 토론 시간을 통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대장동 의혹을 다시 거론하자 “몇 번째 울궈먹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날선 반응을 보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갑자기 대선 후 특검을 역제안하면서 양측 간 공방이 벌어졌다.

지난 2일 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여야 4당 대선후보 마지막 TV토론에서 이 후보는 윤 후보가 자신을 겨냥해 ‘대장동 몸통’이란 주장을 펼치자 “대통령 선거가 끝나더라도 특검하는 것에 동의해주시고, 거기서 문제가 드러나면 대통령 당선돼도 책임지자는 데 동의하십니까”라고 맞불을 놨다.

그러자 윤 후보는 “지금까지 다수당으로 수사도 회피하고 대선이 국민 앞에 반장선거인가. 정확하게 수사가 이뤄지지 않고 덮었지 않나”라고 응수했는데, 이 후보가 이 과정에서 윤 후보의 말을 끊으면서 5차례나 대장동 특검 수용 여부에 대해 “동의하십니까”라고 몰아붙였으며 윤 후보가 “이거 보세요”라고 맞받아친 뒤 “지난 2월 25일 TV토론 이후에 나온 자료를 다 말씀드렸고 새로이 나온 것들을 말하는 것”이라고 말해도 이 후보는 “그래서 특검하자고요. 왜 동의 안 합니까”라고 했고 윤 후보는 “당연히 수사가 이뤄져야죠”라고만 답변했다.

하지만 이 후보는 “‘윤석열 후보, 내 카드 하나면 죽는다’ 말한 건 왜 인용하지 않고 저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얘기는 근거로 삼나”라고 재차 윤 후보를 압박했는데, 윤 후보는 “그 얘기는 제가 서울중앙지검장 때 법관들 수사를 많이 해서 법원에 가면 죽는다는 얘기라고 언론에 다 나왔다”고 응수했고 이 후보가 “그러면 김만배한테 더 이상 도와줄 수 없다는 얘기는 뭐였나”라고 재차 질문하자 반문하지 말고 확실히 답하라고 응수한 윤 후보는 “국민들이 다 알고 있고 검찰에서 사건 덮어 여기까지 왔으면 이런 부분에 대해선 좀 부끄러워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이 후보를 직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도 “특검해서 책임 있으면 대통령 되더라도 져야 된다는데 (윤 후보가) 동의하지 않는 것 보셨지 않나”라며 윤 후보가 ‘대장동 몸통’이란 주장을 펼쳤고, 윤 후보 역시 “저희가 작년 9월부터 특검하자고 했는데 지금까지 다수당이 이걸 채택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 선거를 지금 일주일 남겨놓고 특검하자고 하는데 이렇게 후안무치하고 부패한 민주당 정권이 집권 연장한다는 것은 재앙”이라고 이 후보에 일침을 가했다.

이날 대장동 특검으로 말미암은 신경전은 양당에서도 토론 직후 수석대변인 논평을 내며 장외전으로 이어졌는데, 박찬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당선 후에도 특검을 통해 모든 의혹에 대해 명백히 밝히고 책임지자는 이 후보의 제안은 끝까지 거부했다. 특검을 거부한 자가 범인”이라고 주장했으며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특검 하겠다고 말만 하고 실행하지 않다가 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TV토론에 나와 특검 주장하는 것은 국민 기만하는 후안무치한 행동이다. 대선 끝날 때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고 대장동 게이트 특검은 내일 당장이라도 처리해 실행하면 된다”고 역설했다.

다만 윤 후보는 이날 토론회 이후 “아까 이 후보가 특검 이야기 하길래 내가 너무 어이가 없었다. 특검 좋습니다. 저희는 특검은 늘 하자는 거니까 언제든지 좀 받아 달라”며 “제가 당선돼 나중에 취임한다고 해도 시간이 좀 걸린다. 그러니까 대장동 사건과 관련된 일체를 엄정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특검 수용 의사를 밝혀 이 후보도 대장동 특검을 역설한 만큼 대선 이후에도 특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 후보가 스스로 적극 ‘대장동 특검’을 하자고 발언한 데 대해 3일 자신의 SNS를 통해 “그렇게 할 이유는 정권교체 밖에 없다. 원래 특별검사라는 것은 정권의 개입으로 검찰이 공정한 수사를 하기 어려울 때 야당이 요구하는 권리”라며 “우리 후보가 특검을 더 이상 요구하지 않아야 될 이유도 정권교체에 있다. 결국 오늘 토론을 통해 모두가 정권교체를 기정사실화했다는 결론”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