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바꾸기 달인? 자기 말로 부메랑 맞는 이재명
李 “네거티브 안 하겠다”더니 1시간 만에 尹 겨냥 “자기 측근이나 챙기고”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6일 “앞으로 네거티브를 중단하겠다”고 약속한 지 불과 두 시간여 만에 또다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한 공세를 이어가 또다시 말 바꾸기 논란에 휩싸였다.
이 후보는 이날 경기 고양시 화정역 문화광장 연설에서 “(대선일인) 3월 9일 이후 이런 결정이 났을 경우와 저런 결정이 났을 경우 우리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상상해보라”며 “리더가 주어진 권한으로 술이나 마시고 자기 측근이나 챙기고 맨날 게을러서 다른 사람에게 맡기니 환관 내시들이 장난치고 어디 가서 이상한 짓이나 하면 나라가 어떻게 됐나. 이런 나라는 망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윤 후보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되는데, 지난달 윤 후보 측근인 권성동 의원의 술자리 성희롱 시비를 꼬집은 공세로 비쳐지고 있어 앞서 긴급 기자회견에서 이 후보가 “야당도 동참해달라”며 공언했던 네거티브 중단 선언은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누가 그 진정성을 믿겠느냐. 이 후보의 말은 너무 가볍고 말과 행동은 모순돼 도저히 믿음이 가지 않는다”고 논평한대로 공수표가 된 모양새다.
여기에 민주당 역시 같은 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윤 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씨 녹취파일을 틀고 네거티브 공세를 이어갔는데, 이에 국민의힘 선대본부 원일희 대변인은 이날 “이 후보의 언행불일치는 개꼬리 3년 불치 DNA냐. 이 후보는 지난 8월 민주당 경선 때도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했지만 역시 말 뿐이었다”며 “2017년 대선과 2018년 경기지사 선거 때도 본인에게 조금이라도 불리하다 싶으면 네거티브 중단하자 했지만 실제로 네거티브 공세를 중단한 적이 없다. 이 후보에게는 살아온 인생 자체가 네거티브인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심지어 이날 화정역 문화광장 연설에서 이 후보가 했던 “지키지 못할 약속과 국민과 한 약속을 쉽게 어기고 권한을 자기만을 위해 쓰면 이 나라는 망할 수밖에 없다. 약속을 지키는 사람인지, 말이 아닌 행동하는 사람인지 판단할 때 그 사람의 과거를 보면 된다”고 발언도 이 후보 스스로를 옭아매는 모양새인데, 일례로 지난 25일 “거짓말하고 무능하고 국민을 개돼지 취급해서 거짓말하면 막 넘어가는 그런 존재로 아는 사람들에게 이 나라를 맡기면 안 된다”고 한 경기도 신장공실시장 연설 내용부터 자충수가 되고 있다.
이를 꼬집어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후보가 과거 성남시장 시절에 자신의 트위터에 쓴 ‘가끔 강아지들이 사람 대접받기를 기다리는 이상한 상황을 접한다. 개소리하면서 사람말로 알아듣고 사람말로 대답하길 기다리는 못된 강아지들, 이 멘션 보고 기분 나쁜 그대들이 곧 강아지니라’라거나 ‘본인이 쥐닭벌레에 해당하시나, 왜 부들부들하실까’란 글을 캡처해 올린 뒤 “본인이 국민을 개돼지 취급했던 것은 다 잊었나. 과거 트윗을 보면 이 후보는 자신을 비판하는 국민을 강아지 취급하며 수없이 조롱했다”며 “거짓말이 몸에 밴 건지 모르겠지만 과거 자신이 했던 말은 금방금방 바꿔버린다”고 이 후보를 직격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하 의원은 “거짓말은 셀 수조차 없다. 자신이 대선에서 떨어지면 감옥 간다고 국민들 앞에서 말해놓고 바로 그 다음 날 내 얘기 아니라고 하신 분”이라며 “정말 국민을 어떻게 보면 이런 뻔뻔한 거짓말을 하나”라고 일침을 가했는데, 비단 이 뿐 아니라 이 후보는 자신이 내세워온 기본소득 공약에 대해서도 “제1공약이 아니다”라고 발언했다가 자당 경선 당시 경쟁후보들로부터 말 바꾸기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밖에도 지난달 3일 전북 전주에서 청년들과 소맥 회동하던 당시 이 후보가 “정치인들은 지지를 먹고 산다. 우리 존경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 대통령하시다가 힘들 때 서문시장을 갔다는 것 아닌가”라고 발언했다가 논란이 일자 나흘 만인 7일 서울대 금융경제세미나 초청 강연회에서 “존경하는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했더니 진짜 존경하는 줄 알더라”라고 말해 발언의 진정성을 놓고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