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공개 활동 초읽기, 견제 나선 민주당

네이버 프로필 올린 金, 등판 초읽기?…윤석열 “본인이 직접 올렸다더라”

2022-01-26     김민규 기자
김건희씨 네이버 프로필(위)과 '건희 사랑' 팬클럽 회장인 강신업 변호사가 자신의 SNS에 올린 김씨 사진(아래). ⓒ네이버 캡처, 강신업 페이스북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녹취파일 공개 이후 오히려 팬클럽 회원 수가 폭증하는 등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게 예상과 달리 악재로 작용하지 않자 김씨가 공개 행보에 나설 가능성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어 대중 앞에 어떤 형태로 모습을 드러낼지 벌써부터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지난 24일 밤부터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김건희’라고 검색하면 그의 사진과 이력이 노출됐는데, 여기서 자신을 전시기획자이며 주식회사 코바나 대표로 소개한 그는 자신의 남편이 윤 후보라고 밝히진 않았고 허위 이력 논란이 일었던 학력 사항도 올리지 않았다.

이미 지난 23일 김건희씨 팬클럽인 ‘건희 사랑’(희사모) 회장인 강신업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대표님 가장 최근 사진이다. 대표님의 공개 등장도 임박했다. 열렬히 응원해 달라”며 김씨가 스튜디오로 보이는 장소에서 작업하고 있는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는데, 해당 사진에서 김씨가 입고 있던 복장이 수년 전 언론 인터뷰 당시에도 착용했던 것으로 추정돼 지지층을 중심으로 검소하다거나 소탈하다는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당 차원에서도 김씨의 등판이 가까워졌는지 제각기 의견을 쏟아내고 있는데, 이준석 대표는 지난 24일 연합뉴스TV에 나와 “주변에서 많은 조언이 들어가고 있다.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오히려 본인에게 지금까지 구축돼 있던 이미지보다 나은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언한 데 이어 채널A에 출연해서도 “후보의 배우자가 통상적인, 다른 후보의 배우자가 하는 정도의 활동은 해도 관계없다고 생각한다”고 김씨의 공개 활동에 찬성 입장을 내놨다.

다만 이 대표는 김씨의 사과 여부에 대해선 “아직 선대본부 내에서 구체적 일정이나 이런 게 논의된 적은 없는 것으로 아는데 전적으로 후보자와 배우자가 논의해 어떻게 하는 게 선거운동에 도움이 되는 방식일지 결정해서 정해야 한다”고 후보에게 공을 넘겼는데, 이를 보여주듯 같은 날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도 선대본부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씨의 공식활동과 관련 “아직 확정적이지 않아 말씀드리기 어렵다. 어떻게 하는 게 가장 옳은 일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아직 논의한 게 없다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보니 김경진 국민의힘 선대본부 공보특보단장은 2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김씨 녹취파일 중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굿을 했다는 내용과 관련해선 “적절한 시점에 배우자께서 직접 사과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권 사무총장도 종합적으로 여러 가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내부에서도 저와 비슷한 생각하는 분들도 일부 있지 않을까”라며 “후보께 조언 드린다면 5년 전 김정숙 여사께서 잠행하며 전국 여러 양로원, 장애시설이라든지 다니면서 묵묵히 봉사활동하고 그런 과정이 있었는데 저는 김씨도 그대로 해보면 어떨까 한다”고 문재인 대통령 영부인 방식으로 활동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처럼 여러 조언이 나오는 가운데 공을 넘겨받게 된 윤 후보는 일단 25일 당사에서 가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김씨의 네이버 프로필 등록과 관련해 “본인이 직접 올렸다는데 간단하게 올려놨더라. 그래서 좀 더 상세하게 올릴 생각이란 얘기를 들었다. 다른 분들이 하는 정도로 지금보단 좀 더 올린다고 하더라”라고 밝히면서도 배우자의 향후 공개 행보에 대해선 “뭘 할지는 아직 나도 모르겠다”고 여전히 명확한 답변을 내놓진 않았다.

한편 김씨의 공개 활동 시점이 가까워졌다는 조짐이 감지되자 정부여당은 당장 견제에 들어가는 모양새인데, 김병기·김승원·안민석·전용기·홍기원 의원(민주당)과 강민정 열린민주당 원내대표 등 6명은 25일 수원여대 인제캠퍼스를 찾아가 장기원 총장과 면담한 뒤 김씨가 지난 2007년 수원여대 겸임교원 임용 당시 공개 채용 절차를 거친 게 맞다는 답변을 들었다면서 공채가 아니라 경쟁자 없는 교수 추천이라던 국민의힘 해명은 거짓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뿐 아니라 김씨 논문과 관련해 국민대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면서 지난 24일 국민의힘이 유은혜 장관을 고발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부 역시 25일 제23차 교육신뢰회복추진단회의를 열고 국민대가 김씨를 겸임교수로 임용하면서 김씨가 지원서에 쓴 허위 이력을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않는 등 부실 심사를 했다고 국민대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하는 등 여당과 한 목소리로 김씨 압박에 나서는 모양새다.

특히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까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최순실 국정 농단은 우스워 보이는 김건희 3대 농단의 실체가 드러났다. 윤석열 사단의 실소유주는 부인 김건희고 윤 후보를 찍으면 김씨가 대통령 된다는 말이 돈다”며 김씨에 집중포화를 퍼붓고 있는데, 윤 후보보다 김씨를 겨냥한 데엔 윤 후보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자당 후보와의 격차가 더욱 벌려지자 내놓은 전략으로 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론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같은 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김씨) 녹취내용이 나오면 윤 후보 지지율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많이 예상했던 것 아니냐. 그런 면이 작동 안 되고 거꾸로 윤 후보의 20~30대 청년들 지지율 상승에 플러스요인이 작동돼 황당하다”며 실상 초조한 속내를 내비치기도 해 김씨를 겨냥한 지금 같은 파상공세가 과연 윤 후보 지지율을 끌어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