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훈수 둔 김종인 “국민의힘, 단일화 없이 이긴단 생각하라”

“안철수, 18% 이상까지 올라가지 않으면 단일화 얘기 이뤄지기 힘들다”

2022-01-25     김민규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떠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 / 이강산 기자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1일 “국민의힘 입장에선 단일화 없이 가서 이긴다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1+1이 2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1.5가 될 수도 있다. 단일화하면 그 숫자가 다 자기한테 올 거라 생각하지만 꼭 선거에서 그런 결과가 나온다고 기대하기는 힘들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 대해서도 “지지도가 18% 이상까지는 올라가지 않으면 단일화 얘기는 이뤄지기 힘들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는데, 일단 한국갤럽이 지난 18~20일 전국 유권자 1002명에게 조사해 21일 발표한 여야 대선후보 지지도(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안 후보가 17%를 기록한 만큼 이를 염두에 두고 내놓은 수치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이 조사에서 안 후보는 2주째 17%를 기록 중인 것으로 나왔는데, 그래선지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를 향해 “윤 후보는 단일화를 하든 안 하든 내가 당선될 수 있다는 방향으로 선거를 끌고 가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한 발 더 나아가 그는 홍준표 의원 등과의 ‘원팀’에 대해서도 윤 후보에게 “지나치게 원팀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후보가 원팀이라는 걸 하려고 애써보려 하는 것 같은데 그럴 필요가 없다”며 “자기 확신을 갖고 내가 국민의 지지를 받는다고 얘기를 하는 거지 특정인에 의존해서 도움을 받겠다는 생각은 애초에 안 하는 게 현명하다”고 자강론에 무게를 둔 주문을 했다.

그러면서 김 전 위원장은 최근 윤 후보의 지지율 반등에 대해서도 “이준석 대표와 갈등할 때 벌어졌던 지지율 하락이 이준석과 화합하면서 원상회복했다고 본다. 설 전후로 해서 나오는 여론조사가 하나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입장을 내놨는데, 이는 설 연휴에 있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 후보 간 TV토론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그는 TV토론회와 관련해 “말싸움만 하면 재미가 없어진다.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어떤 대통령이 되겠다 하는 희망스러운 이야기를 해주는 게 가장 현명하다고 본다”고도 충고했는데, 하지만 선대본부의 요청이 있다면 돌아가 도울지 묻는 질문엔 “그런 일은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이는 서울의소리가 녹취해 MBC가 공개한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 발언에 대한 반감도 없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비쳐지고 있는데, 김 전 위원장은 김씨가 자신에 대해 ‘잔칫집에 먹을 게 있으니 오려 한다’고 평했던 부분을 꼬집어 “그 사람이 말을 너무 함부로 하다 보니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나. ‘내가 정권 잡으면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는 그런 불필요한 얘기를 해서 대통령 부인으로 적합하겠느냐는 여론을 만드는 잘못을 저질렀다”고 일침을 가했으며 윤 후보를 포함해 “내가 보기엔 별로 똑부러지게 이 사람이면 좋겠다 하는 그런 후보가 보이지 않는다”라고 혹평해 특정 대선후보를 도울 가능성을 거듭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