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기·김문기 이어 세번째 죽음, "살인멸구" vs "음모론"

타살 의심, 안철수 "폭정 일삼던 중국 봉건영주들의 필살기" "벌써 세분째...분명 누군가 죽음의 기획자와 실행자 있어" 민주당측 "음모론, 여당 후보 죽이기인 것...구태정치 말라" 경찰측 "동맥동맥류 박리 및 파열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

2022-01-13     이혜영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좌)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둘러싼 대장동 개발 특혜 비리 의혹을 비롯해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기했던 제보자까지 연이은 사망 소식에 여야의 공방이 더욱 치열해지는 모습을 보였으며, 급기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13일 "살인멸구"(殺人滅口, 죽여서 입을 막는다는 뜻)라면서 타살 가능성까지 의심하고 나섰다.

안 후보는 이날 열린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이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제보자' 이모씨가 숨진 것에 대해 "유한기, 김문기 씨에 이어 "또 한 분이 유명을 달리했다. 벌써 세 분째다"면서 "이 모든 걸 우연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라고 강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그는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게이트를 비롯한 비리 의혹 규명에 결정적 키를 쥐고 있는 분들이 살인멸구를 당하고 있다"며 "죽여서 입을 막는다는 살인멸구는, 폭정을 일삼던 중국 봉건영주들의 필살기였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대장동, 백현동 등 탐욕의 현장마다, 돌아가신 세 분의 비극의 현장마다, 이재명 후보의 그림자는 여지없이 어른거렸다"며 "분명히 누군가 죽음의 기획자와 실행자가 있다. 이들이 누구인지 검찰이 철저하게 수사해 밝혀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아울러 전날에는 국민의힘 측에서는 "희대의 연쇄 사망 사건"이라면서 이모씨의 사망에 대해 "간접 살인"이라고 규정했고, 이어 대검찰청에 항의 방문까지 나서면서 "적극적인 진상 규명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더욱이 이재명 후보를 향해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물으며 "후보직 사퇴"를 압박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전날 정의당에서도 '우연의 연속으로 보기 힘들다'고 꼬집었으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자신이 출연하는 라디오방송에서 "그런데 민주당 인사들 중심으로 이런 일들이 자꾸 반복된다"며 "이게 단순 우연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즉, 여권과 여권 지지층을 빼고는 대부분이 이 후보를 둘러싼 사망에 대해 의심을 하고 나선 상황이라는 얘기이다. 

반면 민주당 측은 연일 적극 방어하며 이 후보와의 연관성에 선을 그었는데, 특히 민주당 곽상언 선대위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경찰은 오늘 오전 망인의 사망 원인을 발표했는데, 망인의 사망 원인은 심장질환으로 인한 대동맥 파열이고, 주변의 CCTV 조사 결과 외부인 출입 흔적은 없었다고 한다"며 "타살이 아니고 한 개인의 불행한 죽음인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곽 대변인은 "안 후보는 오늘 '살인멸구'라는 망발로 '여당 대통령 후보 죽이기'에 나섰다. 정치의 금도를 넘은 것은 당연하고, 금도를 넘은 위험한 언어로 국민을 위협한 것"이라며 "국민의힘의 음모론에 버금가는 구태정치인 것"이라고 규탄했다.

한편 이모씨의 사망 사건을 두고 여야의 공방이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을 보이는 있는 가운데 서울경찰청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외부의 침입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하면서 사인에 대해 "부검 결과 대동맥동맥류 박리 및 파열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사망 사건은 쉽사리 잠재워지지 않을 분위기라고 관측했다.

더욱이 전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모씨의 사망을 발견한 최초 목격자인 모텔 관계자는 이모씨가 '수건을 물고 계셨다'고 인터뷰한 내용을 기사로 내보냈는데, 이날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수건은 전혀 없었다"고 번복되면서 혼란이 빚어지는 일도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