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폐지론 비판한 이재명·이해찬, 여론은 ‘폐지 찬성’ 과반
이해찬 “여가부 폐지? 한심하고 고약해”…여론조사에선 ‘폐지’ 51.9%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데 대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가 강도 높게 비판했지만 정작 여론은 폐지 쪽에 더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글을 올렸으며 그 뒤 “더는 남녀를 나누는 게 아니라 아동, 가족, 인구 감소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룰 부처의 신설을 추진할 것”이라고 부연했는데, 이에 대해 일부 지지층의 반발에도 친페미니즘 성향의 닷페이스라는 유튜브 채널 출연을 강행한 바 있는 이 후보는 지난 11일 새얼문화재단 주최 ‘새얼아침대화’ 강연에서 “일부 정치인들이 남녀 청년 갈등에 편승해 오히려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라며 윤 후보의 여가부 폐지 공약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저한테도 양자택일을 원하는 요구가 많다. ‘이대남이냐, 이대녀냐, 선택하라’는 요구”라며 “누구는 한쪽으로 쏠리는 입장을 갖고 득표 활동에 나서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청년세대들이 왜 남녀 성별을 갖고 편을 갈라 다투게 됐을까, 왜 정치에서 선거 전략으로 사용할 만큼 갈등이 격화됐을까 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고 에둘러 윤 후보에 일침을 가했다.
이 뿐 아니라 이해찬 전 대표도 같은 날 이 후보의 소통 플랫폼인 ‘이재명 플러스’에 게재한 칼럼에서 윤 후보의 여가부 폐지 정책에 대해 “발표한 후보나 그걸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는 언론 모두 한심한 일”이라며 “진정성 없는 정책은 갈등만 유발하고 해악이 깊다. 국면이 불리하니 지지율 좀 얻자고 사회 갈등에 불지르면서 밑도 끝도 없이 툭 내뱉는 그런 정책은 진정성도 없고, 나라의 미래나 국정 운영에 대한 철학과 생각이 없는 고약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이 전 대표는 “국민과 시대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정책을 고집 피워가며 수단으로 삼으면 오히려 그 정책은 제대로 실현되기 어렵다”고 주장했는데, 여기에 여가부 장관을 맡은 바 있던 같은 당 진선미 의원도 12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그렇게 폐지만 논의되는 것 자체가 지원을 받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 불안감을 주고 있지 않을까”라고 여가부 폐지 주장에 반대하는 목소리에 동참했다.
그러면서 진 의원은 여가부 업무에 대해 “소외된 약자들, 한부모 가족, 다문화 가족이라든가 학교 밖 청소년이라든가 가정폭력, 성폭력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업무들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으며 미투 사태나 정치권 내 성추행 파문 당시 여가부 대응에 대한 비판적 시선에 대해서도 “여가부가 제대로 못한다고 늘 책망 받지만 지나고나서 다시 되돌아보면 그런 어려운 문제들을 끝까지 붙들고 노력하고 있는 부처”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정작 여론은 이들의 호소와 달리 폐지 찬성이 과반을 기록할 만큼 윤 후보 공약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데,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0~11일 전국 유권자 1011명에게 실시한 여가부 폐지 여론조사(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여가부 폐지에 반대한다는 답변은 38.5%에 그친 반면 찬성한다는 비율은 51.9%를 기록했다.
특히 남성은 64%가 폐지에 찬성했고 여성의 경우 반대가 47.1%였지만 찬성도 40%에 이르렀는데, 연령별 찬성 비율은 20대(18~29세)에서 60.8%로 가장 높았으며 이념성향상 중도로 꼽히는 유권자들 중에서도 과반인 55.7%가 폐지 찬성 쪽에 힘을 실은 것으로 나타나 오히려 여가부 폐지 공약은 민주당의 비판과 반대로 윤 후보의 지지율 반등에도 힘이 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