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사면, 안철수 "이석기·한명숙 사면 물타기용"

안철수 "전직 대통령 한명만 사면? 의도가 의심스러워" "박근혜 사면, 이석기 물타기용이자 야권분열책인 것" 임태희 "이석기·한명숙 비난여론 피하려 박근혜 사면" 원일희 "이석기 가석방, 좌파의 촛불 청구서에 굴복"

2021-12-24     이혜영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현 대선시국에 대한 긴급제안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 / 권민구 기자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특별사면하기로 최종 결정한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4일 "의도가 조금 의심스럽다"며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과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물타기용'이라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이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하여 내란선동죄로 수감 중이던 이석기 전 의원을 사면한 것에 대해 "가석방 요건에는 본인이 뉘우쳐야 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이 전 의원은 전혀 뉘우치지 않고 있다"면서 "이 전 의원 사면에 대한 국민들의 저항을 막으려고 박 전 대통령 특별가석방으로 물타기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는 이전에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은 다음 대통령에게 맡기고 형 집행정지를 하자고 했다"면서 "법률로 정해진 형 집행정지 요건에 고령, 건강이 좋지 않을 때 등이 명시돼 있는데, 두 전직 대통령은 이 요건을 충족하기 때문에 인도적·국민통합 차원에서 형 집행정지를 하자고 문 대통령에게 건의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2013년에 '내란음모죄'로 징역 9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이석기 전 의원은 형기가 1년 5개월 가량 남은 상황이었는데, 지난 20일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는 그를 포함시켰다.

이에 안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이 전 의원의 석방에 대해 비판했는데, 그는 "내란 음모와 선동이란 무엇이냐. 대한민국을 뒤엎으려 했다는 거다.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고 대한민국 체제와 정부의 전복을 꿈꾸던 사람이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묻는다. 이 전 의원은 죄를 뉘우치고 오류를 인정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는데 이석기 가석방 이유와 근거는 무엇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들은 궁금하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 정부 민정수석 시절 반국가단체 구성 혐의로 수감 중이던 이석기를 가석방해 주었고, 이번에 또 은전을 베풀었는데 그 배경에 어떤 흑막이 있는지 묻는다"면서 "소위 NL 진영의 핵심인 경기동부연합의 근거지인 성남의 시장을 지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역할이 있었는지도 의문이다"고 꼬집었다.

이어 안 후보는 "내란음모 및 선동범은 풀어주면서 건강도 좋지 않은 전직 대통령은 감옥에 그대로 두는 것은 완전 주객이 전도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더욱이 "두 전직 대통령 중 한 분에 대해서만 사면과 석방이 이루어진다면 그것은 이석기 가석방 물타기용이자 야권분열책으로 오해받기 십상팔구(十常八九)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임태희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종합상황본부장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은 이제 당연히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하기에 고민 안 해도 될 상황인데 고민한다"면서 "진정한 고민은 지금 이석기 씨, 그 다음에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사면을 하기는 해야 되겠는데 이걸 어떤 모양새로 해야 비난여론을 피해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일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아울러 이날 같은당 원일희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오늘 이석기 전 의원의 가석방은 대선을 앞두고 소위 좌파 세력의 촛불 청구서에 굴복한 결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에 가세했다. 

원 대변인은 "2013년 9월 당시 검찰은 이 전 의원이 통진당 간부 등과 함께 비밀혁명조직(RO)을 꾸리고 전화국과 유류저장소 등 국가 주요 시설 파괴를 모의했다면서 내란음모와 선동 그리고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면서 "통합진보당 해체와 이석기 전 의원의 실형은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부정하고 북한을 신봉했던 위헌 정당과 위헌 국회의원에 대한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대한민국 사법부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석기는 가석방의 조건인 전자발찌 착용도 거부했다고 한다. 대한민국 체제 자체를 부정하는데, 가석방 조건 따위를 거들떠볼 리가 없다"면서 "'촛불청구서'로 풀려난 이석기와 (그를) 풀어준 문재인 대통령, 그리고 '시즌2' 이재명 후보를 바라보는 국민은 '자유민주주의' 가치가 지켜질지, 불안한 심정을 감추지 못할 것"이라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