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코로나 등 공격모드 전환한 윤석열, 이유는?
尹 “정신건강 망가져” 등 고수위 발언…與 프레임 벗어나 존재감 부각 목적?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설화 논란이 일어날까 우려해 한동안 수위 높은 발언을 자제해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발언수위가 최근 다시 강해지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윤 후보는 지난 11일 강원도 선거대책위원회 발족식에서 “코로나와 대장동 사건을 보면 정상적 민주정부라 할 수 없다. 국민들이 스트레스 받아 교체하지 않으면 국민 정신건강이 심각하게 망가질 것”이라며 “이건 국가가 아니다”라고 직격탄을 날렸고, ‘윤 후보 본인 혐의가 드러난 부분을 빼고 하자는 엉뚱한 주장을 한다’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주장에 대해서도 “특검은 부산저축은행 포함해서 하자고 얘기한 게 언제인가. 말장난하지 말고 바로 들어가자”고 맞불을 놨다.
이에 그치지 않고 그는 이 후보가 이승만·박정희·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공과가 병존한다고 평한 데 대해서도 “그 이야기도 맨날 바뀐다. 같은 법조인으로서 그렇게 왔다 갔다 하는 것에 대해선 대꾸하고 싶지 않다”고 일침을 가했는데, 앞서 ‘1일 1망언’이라며 여권이 윤 후보에 대한 공세를 편 이후 좀처럼 즉석 발언을 자제해왔지만 야권 후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가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에 나서려는 조짐을 보이면서 중도층 확대를 노리자 이를 저지하고자 강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이준석 대표 사이에 끼어 있다고 공격해오는 데 대한 응수인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로 지난 6일 민주당 현근택 선대위 대변인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선거에선 주도권이 중요한데 선거과정은 후보가 중심이 돼야 한다. 윤 후보는 상왕 김종인과 왕세자 이준석 사이에 끼었다”고 꼬집은 바 있으며 이 대표가 출연한 13일 동 라디오 프로그램에서조차 진행자가 ‘후보가 당 대표한테 묻힌다는 지적도 있다’고 질의하기도 했다.
비록 여기서 이 대표가 “우리 후보는 정치권에 들어온지 5개월 정도 이렇게 되어가는 상황인데 그렇다면 후보가 당과의 입장 조율이 완벽하게 안 된 사안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럴 때는 당 대표가 옆에서 적극 지원하는 게 옳다고 본다”며 “우리 후보가 달변이라서 웬만한 문제에 답을 다 할 수 있다”고 윤 후보를 적극 비호하고 나섰지만 윤 후보 스스로 자칫 당 대표나 총괄선대위원장에 비해 존재감이 희미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다시 고수위의 발언을 쏟아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소극장에서 열린 청년 문화예술인 간담회에서 윤 후보가 참석자들의 질문에 직접 답하는 대신 이 대표에게 여러 번 마이크를 넘기는 모습을 편집해 여권에서 공세를 펴자 직접 강경 발언에 나선 점도 없지 않아 보이는데, 이른바 ‘마이크 셔틀’ 논란에 대해서도 이 대표는 13일 “2번 정도 마이크가 왔던 것 같고 나머지는 후보가 다 먼저 답변하고 제가 보충하는 모양새였기 때문에 후보가 항상 주도권을 갖고 청년들과 또 시민들과의 대화에 나서고 있다, 이건 변함없는 팩트”라며 “편집이 있었던 것은 맞는 것 같고 당 입장과 충돌하면 안 되는 지점들이 있어 우리 후보가 안전하게 답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민주당에선 이른바 ‘상왕 프레임’에서 벗어나게 두지 않겠다는 듯 이해찬 전 대표까지 같은 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후보가 나서서 제대로 못하고 엊그제처럼 텔레비전에도 보니까 마이크를 오른손으로 받아서 왼손으로 넘겨주는, 자기가 답변을 안 하는(모습을 보였다)”며 “후보가 자신이 없으니까 저런 일이 생긴다. (후보 외에) 전부 다 왕 노릇하다 보니 저게 산으로 갈지, 바다로 갈지, 어디에 갈지 잘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이에 국민의힘에선 이 후보를 공개 지원하겠다는 이 전 대표의 등판 선언을 겨냥 김철근 당 대표 정무실장이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친문상왕 이 전 대표의 등장은 국민의힘 입장에선 땡큐다. 이 후보 입장에선 걱정이 많을 것”이라고 일단 맞받아쳤는데, 여권이 옭아매려는 프레임에서 벗어나려는 윤 후보가 과연 지난 11일처럼 대본 없는 즉석 발언이나 공세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