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 뒤 김건희, 윤석열 지원 나설까

김근식 “검찰 수사 정리되면 등장”…尹 “적절한 시점에 모습 보일 것”

2021-12-07     김민규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부인 김건희 씨가 청와대에서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모습. 사진 / ⓒ뉴시스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가 출범한 가운데 후보 배우자인 김건희 씨도 선거운동 지원을 위해 공식 등판할 것인지 벌써부터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씨가 운영하는 전시기획사인 코바나컨텐츠가 지난 2016년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예술의전당에서 진행한 ‘르 코르뷔지에 전’에 도이치모터스 등 23개 기업이 협찬한 데 대해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됐으나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가 당시는 윤 후보가 서울중앙지검으로 부임하기 전이어서 협찬의 직무 관련성이 없다고 보고 지난 6일 일부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리면서 김씨도 선거운동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지난 6일 TBS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에서 “개인적 생각은 김씨 검찰 수사가 종결되면 적당한 시점에 국민들 앞에 당당히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최지현 국민의힘 선대위 수석부대변인도 “도이치모터스 관계자들이 모두 기소됐고 1년8개월 동안 온갖 것을 수사했지만 김씨 관련 증언이나 증거는 나온 게 없다”고 김씨에 한껏 힘을 실어주는 목소리를 냈다.

반면 민주당에선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는데,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가 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혐의를 쪼개 무혐의 처분했는데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수법이다. 검찰 출신들이 실권을 장악한 윤석열 선대위 눈치를 보기 때문인가”라며 “검찰의 칼날이 윤 후보 일가 앞에선 녹슨 헌 칼이다. 검찰의 선택적 봐주기 수사가 도를 넘었다”고 맹공을 퍼부었고 전날 박찬대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국민의힘 선대위 출범하는 날, 검찰이 윤 후보에게 김건희 불기소라는 선물을 줬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 발 더 나아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까지 기자회견을 열고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의 경우 김씨를 소환도하지 않고 나머지 사람들을 기소한 것부터 불안한 조짐은 시작됐다. 검찰이 아직도 윤 후보를 검찰 식구로 대해주는 것 아니냐”라고 지적한 데 이어 이들 중 김용민 의원은 “특정인에 대해 수사기관이 봐주거나 불리하게 법을 적용하는 경우 처벌하는 내용의 법왜곡죄가 이미 발의돼 법사위에서 논의 중”이라며 아예 검찰까지 압박하고 나섰다.

이런 공세를 의식했는지 임태희 국민의힘 선대위 총괄상황본부장은 지난 6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커튼 뒤에서 내조할 것”이라며 김씨가 전면에 나서지는 않을 것처럼 발언했는데, 그는 “윤 후보가 정치에 나섰을 때 (김씨가) 굉장히 반대하는 입장이었다”고도 부연했고 재차 민주당에선 송영길 대표까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커튼 뒤 김건희 수렴청정하자는 건가. (김씨는) 국민과 언론 앞에 나와 질문에 답하라”고 한층 압박수위를 높였다.

한편 윤 후보는 전날 선대위 출범식 직후 김씨의 공개 행보 시점에 대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오늘 집에 가서 처에게 한번 물어보겠다”며 즉답을 피했지만 7일에도 또 같은 질문이 나오자 “어제 좀 늦게 들어가 자세히 이야기를 못 나누고 잤다. 적절한 시점에 국민들 앞에 나와 활동하지 않겠나”라고 김씨의 공개 활동 가능성을 일부 열어둬 이달 발족하는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들의 여성 배우자 모임인 ‘배우자 포럼’에 과연 김씨도 나올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비록 임 실장은 해당 포럼에 대해 “마치 배우자 포럼을 후보 배우자 활동을 위해 만든 것처럼 잘못 알려졌다. 윤 후보 부인을 염두에 두고 운영하는 게 아니라 이전부터 있던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국민의힘에선 7일 오후 유상범, 정점식, 박형수 의원이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을 계속 수사하는 검찰에 항의하고자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을 항의 방문하는 등 김씨를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어 김씨 등판의 사전준비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