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홍보비 설전, 이준석 "모욕적, 윤핵관 경질해야"

이준석 "홍보비 발언한 '윤핵관', 인사조치 있어야" "모욕적인 발언들이 상황 악화시키는 것" "당대표는 후보 부하 아니야...리프레시 발언도 기분 나빠" "실패한 대통령 후보, 실패한 대통령 만드는데 일조 안해" 성일종 "이준석, 전언으로 들은 것...尹과 만나 오해 풀어야"

2021-12-03     이혜영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좌)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며칠째 지방을 돌며 잠행을 이어 나가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자신에게 모욕적인 발언을 한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에 대한 경질 조치를 해야지만 복귀할 것임을 시사하면서 윤석열 대선후보를 압박했다. 다만 윤 후보는 3일 "홍보비 관련해 누가 그런 얘기한 적 없다"고 일축하며 이 대표와의 만남을 희망했다. 

이 대표는 전날 제주4·3평화재단에서 위령제단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윤핵관'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는데, 그는 "(윤석열) 핵심관계자 발로 언급되는 여러 가지 모욕적인 발언들이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특히 윤 후보가 배석하는 자리에서 '이준석이 홍보비를 해 먹으려고 한다'는 취지에 발언을 한 인사를 알고 있을 것"이라며 "(윤 후보가) 모른다면 계속 가고, 안다면 인사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즉, 이 대표는 윤 후보가 배석했기 때문에 그가 누구인지 윤 후보는 알고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 사실상 경질해 줄 것을 요구한 것이다.

반면 3일 성일종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후보는 후보대로 일정이 바쁘고 당대표 또한 바쁘고 이런 와중에 중간에 있는 사람들끼리 부딪힌 것"이라고 상황을 짚으면서 "이 대표와 윤 후보가 (직접 만나서) 충분히 협의를 하면 이런 오해가 풀릴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성 의원은 홍보비 발언 부분에 대해 "이 대표도 '전언'해서 들은 것이기에 그 전언자가 누군지, 또 그게 사실인지 확인을 한 번 해 봐야 할 것"이라면서 "실질적으로 윤 후보 주변에서 (이 대표가) 홍보비를 해먹으려고 했다든지 이런 모욕감을 준 사실이 있다면 윤 후보가 상당한 그에 따른 조치를 하실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이어 그는 "제가 느껴 본 윤 후보는 비교적 그릇이 큰 분이다. 선이 굵고 뭘 하나 맡기면 아예 맡겨서 '다 책임지고 하라'는 일임형"이라면서 "후보가 (이 대표에게 홍보본부장을) 일임한 것에 대해 내부의 어떤 음해나 공격이 아니겠는가. 만약 (음해한 것이) 사실이라면 (윤 후보는) 대노하셨을 것 같다. (윤 후보와 이 대표가) 만남을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윤 후보도 선대위 출범을 앞두고 사태 수습 차원에서 이 대표를 만나기 위해 제주행을 결심한 듯 보였다가 입장을 선회했는데, 윤 후보는 이날 당사에서 긴급회의를 한 이후 기자들과 "(이 대표를) 굉장히 만나고 싶다"면서 "제주도에 가려했는데 이 대표가 안만나겠다 선언하니"라면서 불발된 것에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홍보비 발언에 대해 직접 들은 사실이 없다는 점을 밝히면서 "이 대표가 바깥에서 돌아다니는 소문을 들은 거 같은데 제 주변에서 그런 얘기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준석 대표는 전날 저녁 JT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불편한 속내를 털어 놓으며 윤 후보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는데, 그는 "당 대표는 적어도 대통령 후보의 부하가 아니다"면서 자신의 잠행에 대해 '리프레시 중'이라고 발언했던 윤 후보를 향해 "저는 후보에게 그런 배려를 받을 위치에 있는 사람이 아니다. 같이 협력해야 하는 관계인 것"이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이 대표는 "우리 후보는 정치신인이고 무수한 관례를 벗어던지는 게 국민께 신선함을 줬다. 후보가 그런 발언을 하는 것 자체가 신인으로서의 이미지에 상당히 흠이 가는 발언이라 생각한다"며 "만약 대한민국에서 대통령 후보, 혹은 대통령이 당을 수직적으로 관리하던 게 관례였다면 그걸 깨는 것부터가 후보의 신선함의 시작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더욱이 그는 "홍보비를 해먹으려고 한다고 이런 식으로 당 대표를 깎아내리려는 사람들"을 언급하면서 "그런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후보 주변에 있다는 건 선거 필패를 의미한다"며 "저는 그런 실패한 대통령 후보, 실패한 대통령을 만드는 데 일조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