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몸값 높아지는데 방송사는 왜 홀대하나

安 “방송사, 갑자기 일방적 취소 통보…이런 부당한 처우 있어선 안 된다”

2021-11-29     김민규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아이키우기 좋은 나라, 여성이 안전한 나라' 라는 주제로 청년 공약 5호 공약 발표를 마치고 밖으로 나와 기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 / 김기범 기자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 대해 높이 평가하는 목소리는 정치권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정작 방송사에선 안 후보를 홀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안 후보는 지난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모 방송사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 요청을 받고 흔쾌히 응했다. 저의 실제 사는 삶을 진솔하게 보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목표일 밤에 갑자기 일방적으로 취소 통보를 받았다”며 “다른 후보도 이미 촬영하여 방송됐던 프로그램이었는데 프로그램 자체를 없애게 되어 촬영을 하지 못하게 됐다는 것이다. 토요일에는 선거운동을 위한 8개의 일정이 잡혀있었는데 방송사에선 하루 종일 촬영이 필요하다고 해서 모두 양해 구하고 어렵게 취소한 직후였다”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대선후보 섭외는 방송사에서도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섭외에 응하고 제작 과정을 시작하고 일정도 확정한 상태였다. 하루 전까지 진행 중이던 정규 프로그램을 갑자기 없애버리는 일도, 그리고 이미 계획되고 약속된 촬영까지 마무리 짓지 않고 취소해버리는 경우도 들어본 적이 없다”며 “저를 비롯해 어느 누구에게도 이런 부당한 처우가 있어선 안 된다는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을 공유 드린다”고 강조했는데, 해당 프로그램은 TV조선의 예능프로그램인 ‘와카남’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같은 방송사의 홀대와 달리 안 후보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경우 지난 21일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에 나와 “안 후보는 민주당에서 정치를 시작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관계가) 나쁜 사이가 아니다”라고 밝혔으며 이보다 앞선 지난 3일엔 송영길 민주당 대표조차 SBS에서 열린 여야 당 대표 토론 중 “심상정 정의당 후보든 김동연 후보든 안 후보든 정책적 공약과 내용의 지향성을 모색하겠다. 같이 추구해야 할 게 크다고 한다면 연합이 가능하다”고 손을 내민 바 있다.

이 뿐 아니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민주당 이 후보 간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중앙일보의 의뢰로 지난 26~27일 전국 1020명에게 실시한 가상 양자대결 시 안 후보 지지층이 어디로 가는지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도 윤 후보 43%, 이 후보 14.8%로 나와 윤 후보로서도 이 후보와 초박빙 상황으로 가면 갈수록 단일화를 위해 안 후보에 손 내밀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심지어 정의당 심 후보는 29일 총괄상임선대위원회 회의에서 “정의당과 국민의당은 가치와 정책의 차이가 있다. 그건 저도 알고, 안 후보도 알고 있다. 열 가지 중 다섯 가지가 같고 다섯 가지가 다르다고 할 때 시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같은 다섯 가지를 중심으로 협력하는 것이 정치의 본령이고 민주주의의 원리”라며 “우리 당은 안 후보에게 양당체제 종식과 다당제 시대 개막을 위한 공조를 제안했고 협의를 진행 중이다. 12월 말까지 제3지대의 구체적 청사진을 보여드리겠다”고 안 후보와 함께 할 뜻을 적극 피력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안 후보도 연일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데, 29일엔 ‘미중 패권 전쟁 중 한국의 전략은? 과학기술패권국가’ 토론회에 참석해 기술 발전을 강조한 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을 예로 들어 “다음 대통령은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먹고 살 것인가를 제공해줘야 되는 중요한 시점이다. 한국이 초격차 과학기술 분야 5개를 확보하면 삼성전자급 회사 5개를 보유할 수 있고 5대 경제 강국이 될 수 있어 이 분야를 공약 제1호로 걸었다”고 자신이 과학기술후보라는 차별화에 나섰다.

이 뿐 아니라 앞서 지난 28일엔 광주 북구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차기 정부는 임기 시작 즉시 개헌 논의를 시작하고 헌법 전문에 5·18 정신을 기리고 계승한다는 내용을 넣자”고 제안하기도 했는데, 민주당조차 자당의 지지기반인 호남을 흔드는 이런 행보를 의식한 듯 29일 민형배 의원이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안 후보가) 보이지 않았다. (광주에) 오기는 했지만 관심사 범위 안에 들어오지 않았다는 말”이라고 견제구를 던질 정도로 안 후보의 존재감은 분명히 무시할 수준이 아님을 반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