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금융권 대출금리 역전…금융당국은 뭐하나
1금융권 잇따른 대출규제에 금리 대폭 상승 금감원 “시장 자율 결정 과정 존중…모니터링하고 있다”
[시사신문 / 임솔 기자] 금융당국의 연이은 대출규제로 인해 1금융권 대출금리가 제2금융권의 대출금리를 넘어서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감독해야할 금융감독원은 “금리는 시장 자율 결정”이라는 입장이어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9월말 2금융권인 상호금융권 일반대출 금리는 평균 3.40%로 집계됐다. 이중 새마을금고는 대출 금리는 평균 3.86%, 신협중앙회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신용대출 5.03%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상호금융권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지난 9월말 연 3.84%로 은행권(연 4.15%)보다 오히려 0.31%p 낮게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은행권 평균금리는 지난 9월말 기준 3.01%로 상호금융권보다 0.04%p 낮은 수준이지만 조만간 주담대마저 역전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2금융권은 1금융권을 이용하지 못하는 중·저신용자들이 주로 찾기 때문에 1금융권보다 대출금리가 높지만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에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주문하면서 우대금리를 낮추는 등으로 금리를 올리며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이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정 원장은 전날 시중 은행장들과 간담회를 마친 뒤 해당 질의에 대해 “금리는 시장에서 결정되는 가격으로, 시장 자율 결정 과정에 대해서는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감독 차원에서는 계속해서 아주 신중하게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계 부채 대책을 이유로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축소하거나 폐지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검토한 사항이 없다”며 “시장에서 금리의 전체적인 흐름 등에 대해 신중하게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는 점만 말하고 싶다”고 답했다.
해당 발언을 접한 한 네티즌은 “정부의 대출규제로 인해 1금융권의 대출 금리가 2금융권의 금리를 추월한 것 아닌가”라며 “이미 정부가 개입한 마당에 금리가 시장 자율이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 원장은 전날 시중은행장 간담회를 열고 은행산업의 당면과제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은행연합회 김광수 회장, 국민 허 인 행장, 신한 진옥동 행장, 우리 권광석 행장, 하나 박성호 행장, 농협 권준학 행장, SC 박종복 행장, 씨티 유명순 행장 등이 참석했다.
정 원장은 가계부채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자체 관리 강화를 요청하는 한편, 서민·실수요자의 전세 및 집단대출은 차질 없이 취급될 수 있도록 세심한 관리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