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선대위, 이준석 '하이에나' 우려에 윤석열 "대선은 당이 중심"
이준석 "윤석열, 하이에나·파리떼 쳐내야...기존 윤캠프 자리 비우기 필요" "윤석열, 냉정해질 시점...선대위 전면 재구성해야" 윤후보측 "하이에나는 상처되는 비하 발언, 주의해야" 선대위 구성 신중론, 윤석열 "외연 확장 등 지지기반 넓히는 선거운동 되야"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서 윤석열 대선후보가 최종 선출되어 본선을 위한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준비가 한창인 가운데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선대위에 합류가 기정사실화가 된 상황에서 이준석 대표가 기존 구성된 윤석열캠프를 향해 "(기존 구성된 인사들의) 자리를 비우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면서 "선대위 전면 재구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 대표는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김 전 비대위원장은 승리를 위해서 항상 여러 가지 복잡한 선결 조건들을 많이 제시하시는 경향이 있다"면서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 간 의견조율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윤 후보는 그래도 경선캠프 과정 중 어쨌든 승리한 캠프이고 공이 있는 분들을 배제하거나 이런 경우는 없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면서 "(다만) 선대위에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기 위해서는 기존에 열심히 하셨던 분들이 일정 부분 공간을 만들어주는 행보를 해야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김 전 위원장 지혜를 빌리고 싶어하는 많은 정치지도자가 김종인이라는 특급 지휘관에게 어느 정도 권한을 위임할지를 두고 초기 고민을 많이 한다"고 부연하면서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는 본인이 총지휘 역할을 하면서 큰 승리를 일궈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대표는 전날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선거에서도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선호를 살펴서 냉정하게 표계산을 하는 것"이라면서 "어설픈 '위 아더 월드'나 '명단채우기'가 아니라고 본다. 걸어서 나가든, 쳐서 나가든 나갈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야 한다"고 지적했고,
더욱이 그 전날(6일) jtbc와의 인터뷰에서도 "(윤 후보에게) 냉정해질 시점이 왔다"며 "지난 두 달 동안 (윤 후보의) 캠프 활동 양상을 보면 '표를 얻은 것이 많나, 감표 요인이 많나' 평가를 냉정하게 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었다.
특히 이 대표는 "제가 선거 과정에서 '하이에나'를,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파리떼'를 언급했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는데, 연일 차기 대선 승리를 위한 선대위 구성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나선 셈이었다.
다만 이러한 이 대표의 발언에는 기존 윤석열캠프의 인사들에 대한 비판이 섞여 있는 것이었는데, 앞서 이 대표는 지난 8월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권력욕을 부추기는 하이에나가 아닌 멧돼지와 미어캣이 있어야 한다'고 한 차례 경고한 바도 있었다.
반면 윤석열후보 측 김병민 대변인은 이 대표의 '하이에나' 발언에 우려를 표하고 나섰는데, 김 대변인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하여 "이 대표가 하고 싶었던 얘기는 새로운 정치에 대한 갈망, 여기에 대한 청년 세대의 마음이 있기 때문에 이런 내용을 더 충족시켰으면 좋겠다는 당 대표로서의 마음을 담아서 언급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하이에나 발언은) 군가에게 상처가 되거나 비하 발언이 될 수 있는 용어 사용은 조금 조심스러울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용어 사용에 있어서 이 대표의 표현이 아니라, 어떤 정치인이라도 누군가를 대상으로 '하이에나' 등의 표현을 쓰면 그 내용을 긍정적인 용어로 받아들이는 분들은 아마 많진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윤석열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여 "정권교체도 중요하지만, 그 이후 국민의 삶이 더 나아지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선대위 구성에 대해 "대표, 원내대표, 의원들, 과거 비대위원장을 했던 분들, 원로 고문들의 고견을 모두 들어 당과 함께 선거 대책 조직을 구성할 것이다.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런 분들을 모아 출범시키겠다"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선거라는 것이 특정 캠프의 선거가 되면 집권 후 유사 독재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며 "처음부터 경선은 캠프 중심으로 하더라도 대선은 당이 중심이 되고 당 밖에 계신 분들에 대해 외연을 확장하고, 지지기반을 넓힐 수 있는 선거운동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입장을 표명하여 선관위 구성을 둔 파열음에 대해 일축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아울러 그는 "이번 대선은 대장동 게이트의 몸통과 싸우는 부패와의 전쟁"이라면서 "대장동으로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이다. 정치 권력을 등에 업은 카르텔과 싸움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칼을 꺼내든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