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지 김어준에 민주당 "자중하라" 일침, 왜?
이상민 "김어준 도움 안 돼" 민주당도 편향성 인정? 중도층 확장에 발목 잡는 김어준? "민주당 혐오감만 불러내" 이강택 TBS사장 "김어준의 이재명 지지는 인간적 연민 차원" 민주당 선거 돕고 싶은 김어준에 사양하는 민주당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방송인 김어준씨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며 지원사격에 나선 가운데 이 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인 이상민 의원은 3일 "(김어준씨가 방송에서 이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들은) 별 도움이 안 된다"며 "자중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하여 "저희 쪽에 (김어준씨가) 편향됐다고 하는데 그 편향된 것이 결과적으로 별로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김어준씨를 향해 "방송인은 방송을 열심히 하시면 된다. 선거를 위해 국민 마음을 잡는 것은 민주당이 할 일"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다만 그는 김어준씨가 보일 감정을 우려한 듯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을 방송인이 그렇게 나서서 하면 우리의 할 일도 없어진다"고 부연하며 눈치를 보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중도층의 마음을 더 많이 받아서 국민으로부터 절대적 지지를 이끌어내야 한다"면서 "김씨를 좋아하는 분들은 박수 보내고 하겠지만, 김씨는 그런 (중도층 확장) 측면에서는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즉, 민주당에서도 김어준씨의 편향된 방송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며, 김씨의 방송 진행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에둘러 비판한 셈이기도 하다.
아울러 이 의원은 지난달 30일에도 '강적들'이라는 방송에 나와서도 김어준씨의 이 후보를 지지하며 지원사격하는 발언에 대해 "민주당에 오히려 염증이나 혐오감만 불러낸다"고 한차례 비판을 가하기도 했었다.
일각에서는 '친여 스피커'로 널리 알려진 김어준씨가 차기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민주당의 선거를 돕고자 하는데, 지난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패배를 맛 본 민주당 입장에서는 차기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을 하려면 '중도층 표심'을 끌어 와야한다는 점에 방점을 찍으며 부정적 요인을 차단하는 단속에 나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관측했다.
앞서 김어준씨는 지난 24일 자신이 운영하는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유튜브 방송에서 "이재명이 우리 사회 플랫폼이 될 자격이 있다. 당신들(구독자들)이 좀 도와줘야 한다. 이재명은 혼자서 여기까지 왔다. 돈, 줄, 백으로부터 도움을 받지 않고 자기 실력으로 돌파하는 길을 가는 사람은 어렵고 외롭다"고 지지를 호소했었다. 또한 그는 자신이 진행하는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도 야권 후보들에 대한 논란에는 강도 높은 비판과 비난을 가하면서도 이 후보와 관련된 '대장동 사건'을 비롯해 '로봇 학대', '돈다발 조폭연루설', '음식점 허가총량제 발언' 등의 논란에 대해 일일이 반박하며 이 후보를 옹호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특히 이날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그동안 김어준이 TBS '뉴스공장'을 통해 했던 이재명 편들기 발언들은 차고 넘친다"며 "김어준이 (지난) 4.7보궐선거를 '생태탕 선거'로 얼룩지게 만드는 사태를 벌였다"면서 "(그런데 TBS는) 그것이 시민들의 심판을 받았음에도 눈 하나 깜짝 하지 않고 김어준 방송을 지켜준다"고 불편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이강택 TBS 대표이사는 전날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서울시 행정사무감사에서 "(김어준씨가 특정후보를 지지한 적은) 없다"고 잘라 말하며 "(다만) 김씨의 특정 후보 지지 발언은 논점이 좀 있는데, 사적 영역에서 한 일을 공적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지 논점이 있다. 설사 지지 발언이라고 해도 미국 언론인 CNN, 뉴욕타임스도 선거철이 되면 공개적으로 지지 발언을 한다"며 김씨를 감싸고 나왔다.
이 대표이사는 이 지사를 지지하는 김씨의 발언에 대해 "인간적 연민이라는 시각도 있다"고 강조했고, 이어 "드러내놓고 성향을 밝히는 게 낫지, 실질적으로는 지지하면서 공표하지 않고 숨기는 게 더 문제가 있다는 주장도 있기에 여러가지 짚어볼 지점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