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나땡’ 외칠 땐 언제고, 홍준표 견제하는 민주당

“윤석열이 홍준표 이긴다” 주장하는 與, ‘윤나땡’ 됐나

2021-10-29     김민규 기자
(좌측 상단) 우원식 민주당 의원, (좌측 하단) 안민석 민주당 의원,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우). 사진 / 시사신문DB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한 홍준표 의원의 본선 경쟁력이 부각되는 여론조사가 잇따르자 그간 윤석열 전 검찰총장만 집중 공격해 오던 민주당도 당혹스러워 하는 표정을 내비치면서도 애써 홍 의원의 상승세를 평가절하하며 견제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윤 전 총장의 독주 체제를 흔들며 국민의힘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홍 의원이 이를 완전 뒤집는 결과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한 지난달 초만 해도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지난달 5일 페이스북, 친여 성향 방송인 김어준씨가 그 다음날인 6일에 앞다투어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소개하고 정청래 의원은 5일 페이스북에서 “홍준표가 본선에 오르면 땡큐”라면서 여권에선 이른바 ‘홍나땡’까지 외친 바 있다.

이처럼 홍 의원을 띄우던 민주당이 정작 홍 의원의 상승세가 그치지 않고 이제는 본선 경쟁력이 윤 전 총장까지 넘어서는 조사 결과마저 속속 이어지자 도리어 윤 전 총장을 띄우고 홍 의원에 대해선 애써 평가 절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실제로 이 후보의 대선캠프 총괄특보단장을 맡았던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27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국민의힘 당원들이 50% 하는 선거지 않나. 거기서 좌우하는 거라서 홍준표하고 윤석열 중 윤석열이 이긴다고 얘기했던 근거도 당원에서 압도적으로 윤 후보가 앞서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같은 당 우원식 의원도 지난 28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홍 후보가 민심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으로 이기지 못하면 당심에서 이기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그럼 여전히 당심에서 앞서는 윤 후보가 유리한 것으로 보인다는 말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도 “지금까진 그런 것 같다”고 강조하는 등 에둘러 홍 의원을 평가절하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한국사회연구소가 헤럴드경제 의뢰로 지난 26~27일 전국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맞붙는 국민의힘 경선 후보 중 누가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조사한 결과(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선 홍 후보 39.9%, 윤 후보 33.3%로 나오고 있고, 심지어 조사기관에 따라 여야 가상 양자대결에서도 홍 의원은 차치하고 원희룡 전 제주지사마저 이 후보와 경합을 벌이는 결과가 나오기 시작하고 있어 윤 전 총장만 주요 표적으로 삼던 여당에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그래선지 지난 27일부터 민주당에선 점점 홍 의원을 겨냥한 공세에도 시동을 거는 모양새인데, 신현영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후보 구속’을 주장해온 홍 의원을 겨냥 “막말이 선을 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 후보의 회동까지 거론하며 ‘왜 녹음도 안 되는 곳에서 만나냐’는 등 트집 잡고 철 지난 음모론을 펼치고 있다”고 맞불을 놓은 데 이어 같은 날 김병주 대변인도 “홍 의원이 발표한 안보 공약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냉전시대에 머물러 있는 홍 의원식 안보관에는 업데이트가 필요하다”고 일침을 가하는 등 본격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가족 관련 구설이나 ‘전두환 발언’과 ‘개 사과’ 논란 등 연일 실언까지 자충수를 두어온 윤 전 총장에 비해 그에 준할만한 공격 구실이 홍 의원에게선 찾기 어렵다보니 민주당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는데, 더구나 ‘꼰대’란 프레임으로 공격할 수 있었던 지난 대선 당시와 달리 이번엔 2030세대 등 오히려 청년층에서 홍 의원 지지도가 높은 상황이어서 더 이상 이전과 같은 공세도 펼 수 없어져 이제 여당 측 반응은 ‘홍나땡’이 아니라 ‘홍윤땡’인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