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꼬리 잡는 민주당? 이영 ‘푼돈’ 발언 맹공

이영 ‘몇십억 푼돈’, “100억, 1000억 받고 있다” 지적 중 나왔지만 본질 흐리는 與

2021-10-19     김민규 기자
(좌측부터) 이영 국민의힘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 / 시사신문DB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돈 받은 자가 범인이고 장물을 나눈 자가 도둑’이란 논리를 펴자 이영 국민의힘 의원은 “몇 십억짜리 푼돈 받은 사람을 저는 범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발언했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그간 곽상도 의원의 아들이 화천대유에 근무해 받은 50억원을 문제 삼아 역공을 펴오던 민주당을 향해 이 의원이 이 같은 반응을 내놓자 민주당에선 당장 ‘푼돈’이란 표현만을 꼬집어 윤호중 원내대표가 19일 국감대책회의에서 “역시 부정부패 스케일이 다른 국민의힘다운 발언”이라며 “국민적 공분을 산 50억원이 어디 푼돈이냐. 5억원은 0.1푼돈, 5천만원은 0.01 푼돈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이 의원을 직격했다.

여기에 조국 전 법무부장관까지 지난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의원이 몇천만원 잔돈, 몇십억 푼돈 받은 사람이 범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잔돈과 푼돈의 정의가 새로 내려졌다”며 “얼마나 배포가 크길래 몇십억원을 푼돈으로 여길 정도냐”라고 이 의원에 맹공을 퍼부었다.

하지만 국감 당시 이 의원의 발언 취지는 1000억원 배당 받은 남욱 변호사 등 화천대유 중심인물들에게 거액의 수익 배분이 이뤄지는 상황을 들어 “돈 받은 자가 범인이라고 하는데 기본이 100억, 1000억원을 받고 있다. 앞으로 목돈 받을 사람이 도둑일 것”이라고 지적하며 상대적으로 100억, 1000억원 등 더 큰 이익 편취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는 의미로 곽 의원 아들의 50억에만 집중하고 있는 여당까지 직격한 것인데, 이 지사 방어에 나선 여당에선 발언 전체 취지보다 ‘세부 표현’ 하나를 꼬집어 역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민주당에선 이 지사 국감 당시 조폭연루설을 제기한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에게도 본질보다 곁가지에 집중해 공격하는 전략을 펴고 있는 상황인데, 다만 김 의원이 국감 당시 내놨던 자료 중 이 지사가 성남 조폭인 ‘국제마피아파’의 조직원인 박철민씨가 이 지사에게 전달했다는 ‘돈다발’ 사진의 경우 지난 2018년 11월 SNS에 올라와 렌트카·사채업 광고에 쓰인 사진이었던 것으로 밝혀져 이에 대해선 오히려 국민의힘이 역공을 당하고 있다.

하지만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사진 여부와 상관없이 박철민씨가 제출한 진술서는 매우 구체적이고 자신의 명예를 걸고 진실이 맞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에 진실성에 대해선 의심하기 어렵다”며 조폭연루설에 대해선 기존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꼬투리’만 잡고 늘어지는 여당의 반격이 성공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