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뺏길라 ‘몸싸움’까지…현대차 노노갈등
전주공장 스타리아 라인 활용…울산공장 반대
[시사신문 / 강기성 기자] 현대자동차 생산라인 분배 문제를 놓고 노동조합 간 갈등 양상을 띄고 있다.
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전주공장 노조 대표 의장은 고용안정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공장 진입을 시도했다가 울산 4공장 노조원들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사건의 시작은 차량 생산라인 분배 문제에서 비롯된다. 노사는 고용안정위원회에서 팰리세이드 증산 문제와 전주공장 물량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을 할 예정이었다. 전체 10만5000대 수준이지만 상용차 판매 부진과 코로나 19사태 등으로 최근 3만5000~4만대 규모로 일감이 대폭 감소한 전주공장의 고용 불안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울산공장의 스타리아 일부 라인을 전주로 이전하고 울산공장은 그만큼 팰리세이드 생산량을 채우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됐다.
하지만 해당 울산4공장 노조는 팰리세이드 전주공장 이관에는 동의하나, 스타리아의 이관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울산 4노조 입장에선 스타리아를 전주공장에 내주면 일감을 빼앗기는 것이 되고, 팰리세이드의 경우 전주공장이 아니더라도 어차피 미국 공장에 이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현대차는 수요증가에 따른 팰리세이드 미국생산을 추진했다. 하지만 노조의 반대에 부딪쳤고, 대신 전주공장을 활용하자고 제안이 나온 것이다. 현재 팰리세이드는 울산 2·4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팰리세이드를 놓고 벌인 울산 공장의 노노갈등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9년 팰리세이드 주문이 밀려 품귀현상을 빚고 있을 때, 현대차는 그해 6월 기존 울산 4공장 외에도 울산 2공장에서 팰리세이드를 추가로 생산하는 방안을 노조에 제안했다. 집행부는 이 제안을 받아들였지만 4공장 노조 측이 반대하고 나섰다. 생산량을 2개 공장이 나눠가지면 4공장 근로자의 특근 일수가 줄어 임금이 감소한다는 이유에서였다.
현재 울산공장을 제외한 전주·아산·남양·판매·정비·모비스 노조 대표 등은 공동명의로 성명서를 내고 울산4공장의 노조 공식 사과와 함께 고용안정위원회 재개를 요청한 상태다.
스타리아의 경우 100억원을 들여 7개월이면 전주공장 생산이 가능하지만, 팰리세이드는 3000억원을 들여야 26개월 뒤부터 생산할 수 있어 울산 4공장 측의 팰리세이드 라인 이관 주장이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