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성 어디로? 이재명 감싸는 송영길…윤석열 비호하는 이준석
이재명 때리는 이낙연…윤석열 직격하는 홍준표·유승민과 대비돼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대장동 의혹이 일파만파 확대되면서 주요 대선후보들의 이름까지 오르내리는 가운데 여야 모두 경선 진행 중인 상황임에도 당 대표들이 앞다투어 자당 소속의 특정 후보 엄호에 적극 나서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흔들리자 초반부터 적극 나서서 이 지사 비호에 앞장섰는데, 지난 16일엔 “무슨 대단한 의혹인 것처럼 떠들고 있는데 이 지사가 박근혜·이명박 정권 하에서 얼마나 많은 핍박을 받았냐. 무슨 문제가 있었다면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다 문제가 되지 않았겠나”라며 “심지어 문재인 정권 하에서도 윤석열 검찰에 의해 엄청난 핍박을 받은 게 이 지사라 생각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심지어 송 대표는 “제가 인천시장 때 (이 지사는) 성남시장을 했지만 저는 아시안게임 준비 대문에 예산 지원 많이 받아야 하니까 중앙정부에 하고 싶은 말 많았지만 참아야 했다. 그런데 성남은 재정적으로 튼튼하기 때문에 자신이 있어서 중앙정부와 많은 갈등이 있었다”며 자신의 인천시장 재임 시절까지 되짚어 이 지사를 적극 옹호했는데, 지난 28일 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제1기 민주여성아카데미 개강식’에서도 그는 “지난 2014년 인천시장 때 영종도 하늘도시가 아파트 분양했는데 80%가 다 미분양 상태였다. 2015년만 하더라도 부동산 경기가 안 좋았다”며 재차 자신의 인천시장 시절을 끄집어내는 모습을 보였다.
이 지사가 대장동 개발 사업을 추진한 시점이 2014년인 만큼 이 역시 이 지사를 우회적으로 비호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되는데, 28일엔 곽상도 의원 등 야권에서도 연루 의혹을 받던 시점이기 때문인지 당초 대장동 의혹에 대해 ‘무슨 대단한 의혹인 것처럼’이라고 평했던 모습과 달리 이날 의원총회에서도 “원유철 전 의원, 곽 의원 등 많은 분이 최초 사건 때부터 관여했다”며 국민의힘에 모든 화살을 돌렸다.
한 발 더 나아가 민주당에선 국토위 소속 의원들이 30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인 김만배 씨의 누나가 매입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친 주택까지 현장조사를 하겠다면서 찾아가는 등 도리어 역공에 나서고 있는데, 이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연일 윤 전 총장 옹호에 나서는 한편 ‘이 지사 게이트’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대표는 30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이 지사를 겨냥 “이 정도 부동산 사업에서 이익 예측도 못한다고 한다면 앞으로 큰 국책사업들은 어떻게 하겠나. 무능도, 부패도 대선주자에게는 치명적”이라고 직격탄을 날리면서도 윤 전 총장의 부친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누나에게 자택을 매각한 것과 관련해선 “아직까진 의혹이 성립할 만한 내용은 아니다”라며 비호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의혹이 성립하려면 시가보다 싸게 매입하거나 비싸게 매도했을 때 금전적 이익을 얻었다는 의혹을 제기할 수 있는데, 전혀 그런 바가 없다”고 일축했는데, 정작 같은 당 대선후보들은 이 대표와 달리 윤 전 총장 부친의 자택을 김만배 씨 누나가 사들인 데 대해 의심의 시선을 보내고 있어 당 대표가 특정 후보 엄호에 나선 게 아니냐는 우려 어린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윤 전 총장과 경쟁 중인 홍 의원은 지난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모 사기 사건에 부인 주가 조작 사건, 본인 고발사주 의혹 사건에 부친 대장동 주범과의 수상한 부동산 거래 등 과연 비리 의혹의 끝은 어디까지냐. 앞으로 경선 기간 동안 후보와 당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참 막막한데 부디 본선에선 그 영향이 없길 기도하면서 이 대표의 현명한 대처를 기대한다”고 글을 올렸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내용을 삭제하면서 이 대표와 온도차를 드러냈다.
여기에 유승민 전 의원까지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명옥이 왜 하필 2019년 4월 말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자 차기 유력 검찰총장 후보였던 윤 후보 부친의 단독주택을 매수했을까. 아무리 급매라도 31억원이 넘는 주택을 19억원에 매도했다는 건 상식적이지 않은데 다운계약서 의혹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라며 윤 전 총장 압박에 가세했는데, 홍 의원도 30일 다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대장동 비리 주범은 이 지사인데 우리 측 곽 의원과 대선후보까지 연루되는 바람에 거꾸로 이 지사 관련해 희석되고 있는 점은 유감이다. 우리 당 대장동 비리 연루자들은 더 이상 당에 피해 끼치지 말고 대국민 해명하는 조치를 취하기 바란다”고 역설했다.
이처럼 당 대표가 특정 후보를 두둔하는 반면 같은 당 대선후보들이 그 특정 후보를 저격하는 모습은 비단 국민의힘 뿐 아니라 여당에서도 똑같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지난 29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하이킥’과의 인터뷰에서 “(이 지사가) 해명을 모두 다 한 것은 아니다. 5달이나 일선 경찰서에 이 일을 맡겨놓은 정부판단은 옳았던 건지, 또 앞으로 제대로 수사가 될 것인가 의문”이라며 “합동특별수사본부 설치와 가동이 좋을 것”이라고 이 지사를 압박하기도 했다.
이렇듯 같은 당 대선후보들까지 의심 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는 상황임에도 해당 의혹을 후보 본인이나 캠프 차원에서 해명하고 대응하는 게 아니라 진상규명이 끝난 것처럼 당 대표까지 먼저 엄호에 나서는 것은 아직 대선후보가 확정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공정 경선 취지를 흐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없지 않아 향후 공정성 논란 역시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