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 윤석열ㆍ홍준표 갈등에 이준석 '둘 다 옐로카드'

이준석 "2강 체제 말 들으려면, 정책 경쟁 '2강' 되어야 할 것" "유도 심판 놀이라면, 둘 다 경고 한 장씩...'아니면 말고'식 말아야" "박지원, 배 많이 떨어졌다...이쯤되면 까마귀도 해명할 필요 있어"

2021-09-16     이혜영 기자
(왼쪽부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 시사포커스DB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서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양강'의 윤석열·홍준표 예비후보 둘 다에게 경고장을 날리며 "'아니면 말고' 식의 이런 것은 서로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하여 "제가 유도 심판 놀이를 한다면 지금 (윤 후보와 홍 후보) 둘 다 경고 한 장씩 (줄 것)"이라면서 "(윤 후보와 홍 후보가) 스스로 '2강 체제'라는 말을 들으려면 정책 경쟁을 하는 '2강'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일침했다.

그는 "선거를 하다 보면 의혹을 제기하고 할 수 있다"면서도 현재 벌어지고 있는 윤석열 후보와 홍준표 후보의 갈등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며 쓴소리를 하고 나선 것이다. 이 대표는 "모 캠프 측 모 인사가 조성은씨와 박지원 국정원장이 만나는 자리에 배석했다는 내용이 돌았는데, 거기에 대해서 홍 후보 측의 지목된 인물이 '아니다'며 아주 강하게 반박하니 윤 후보 캠프에서는 '우리가 딱히 홍 후보 캠프라고 하지 않았다'고 말한다"면서 "이건 좀 웃긴거다. 소위 '주어 없음', '목적어 없음' 이런 것를 하자는 건데 이런 거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앞서 윤 후보는 최근 '고발 사주 의혹'에 휩싸이자 윤석열캠프 측은 '정치공작'이라고 반발하면서도 '박지원 국정원장의 정치개입설'과 '제3 인물의 공작 사전공모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홍준표캠프와 전면으로 맞붙으며 대립각을 보이기 시작했다. 여기서 발단이 된 것은 '제3의 인물'이 홍준표캠프 인사라는 소문이 정치권에 돌기 시작하면서 홍 후보는 소문의 진원지를 찾기 시작하며 그 진원지가 윤석열캠프 측 인사라고 주장하면서 갈등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윤석열캠프 측은 '제3의 인물'에 대해 실명를 거론하지 않아서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대응했지만, 홍준표캠프 측은 자기 조직 내의 인사로 소문나는 점에 대해 매우 불쾌감을 표하며 '사과하라. 그리고 소문과 연루된 캠프 인사를 자르라'고 맞대응했다. 더욱이 이들은 전날 발표된 1차 컷오프 결과에 대해서도 '서로 1등'을 주장하며 대치하는 모습도 보이며 두 후보간의 갈등은 더욱 가열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같은 인터뷰에서 박지원 국정원장을 향해 "까마귀 날자 배떨어진다고 하는데, 배가 너무 많이 떨어졌다"며 "이쯤되면 까마귀도 해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 원장이 제보자 조성은씨를) 만났다고 하는 8월 11일 전후로 텔레그램 대화가 캡처된 흔적이 있다고 하면 박 원장이 '(그것을) 전달 받았고 조언을 했고의 문제'가 아니라 제보자에겐 어느 정도 의도가 있었을 수 있다"며 "이런 중차대한 일을 앞두고 본인의 정치 멘토 또는 원로로 생각하는 사람에게 문의하는 의도가 있지 않았겠느냐는 자연스러운 추측이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정부기관 수장이 의심할 만한 상황 속에 있으면 대선 관리에 있어서 야당은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박 원장도 알 것"이라며 "박 원장이 조성은씨와 그런 대화가 없었다고 부인하는 상황에서 이것은 한 번 살펴 볼 수 있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현재 박 원장은 고발사주 의혹의 제보자인 조성은씨와 지난 8월에 두 차례의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박 원장의 정치개입' 의혹이 더욱 증폭되고 있는 상황에 놓여 있기에 그의 앞으로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