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고발사주 의혹, 진중권 "윤석열·박지원 게이트 따위는 없어"

"윤석열 고발사주 논리라면 드루킹도 문재인 대통령 지시 추론이 가능해" "윤석열 고발사주는 네거티브...게이트를 바라는 너절한 욕망들만 있을 뿐" "김대업 사건 배후로 지목됐던 박지원, 조성은에 코칭 가능성은 있어"

2021-09-15     이혜영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지난 5월 2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윤석열, 대통령 가능성과 한계' 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공민식 기자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5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사주 의혹' 논란과 관련해 "당시 윤 전 총장은 고발을 사주할 이유가 없었다"며 "윤석열 게이트냐 박지원 게이트냐, 가장 개연적인 시나리오는 '애초에 게이트 따위는 없다'는 것"이라고 현 상황을 분석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손준성 검사가 김웅 의원에게 고발장을 보냈다는 사실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시와 사주를 추론하는 논리라면 드루킹이 여론조작을 했다는 사실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와 사주를 추론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에 연루되어 구속된) 김경수가 누구냐, 대통령 복심 아니냐"면서 "게다가 선거 캠프라는 곳이 모든 비밀정보가 다 모이는 곳이다"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진 전 교수는 박 국정원장에 대해 "솔직히 정직한 분은 아니다"면서 "박지원씨는 김대업의 병역비리 조작사건 때 그 배후로 지목된 바 있고, 조국 사태 때에는 표창장 칼라 사진을 내보이며 '검찰에서 흘렸다'고 거짓말을 했다가 들통이 난 적이 있다. 아마도 '사후'에 이 정보를 인지하고 조성은에게 코칭을 해주었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보자인 조성은씨가 지난 SBS와의 인터뷰에서 발언한 '우리 원장님이나 제가 원했던, 제가 배려받아서 상의했던 날짜가 아니었다'는 내용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원했던) 그 날짜는 국민의힘 경선 이후'라고 밝힌 사실을 나열하며 "(조성은씨는) 말을 하다가 얼떨결에 실수로 진실을 말해 버린 것이다. 정신분석학에서는 'parapraxis'(착행증·실책행동·프로이트의 실수)라 부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도 진 전 교수는 "모든 말실수가 다 'parapraxis'인 건 아니다. 결국 증거는 없고 아직은 막연한 정황들 뿐이다. 물론 정황에 정황이 계속하여 반복적으로 겹치면 판단을 달리 해야겠지만, 적어도 지금까지는 딱히 박지원 원장의 개입이 있었다고 단언할 상황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박지원 게이트는) 가장 개연성이 떨어지는 가정"이었다고 분석했다.

그가 '박지원 게이트'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국정원장이 그런 짓을 했다면, 대통령 탄핵까지도 갈 수 있는 일"이라며 "그런 짓 했다가 들통이라도 나면, 그때는 정권 자체가 무너지는거다. 아무리 박지원씨가 '정치 9단'의 능구렁이라 해도 감히 그런 일까지 저지를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역설하듯 말했다.

진 전 교수는 윤 전 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에서 시작되어 '박지원 게이트' 논란까지 이르는 상황에 대해 "네거티브"라고 보면서 "게이트는 없다. 다만 게이트가 있기를 바라는 너절한 욕망들이 있을 뿐"이라고 정리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 모든 공세에도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며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외려 지지자들이 결집하는 현상까지 보인다. 네거티브는, 열심히 그것만 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효과적이지 않다"고 꼬집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