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하는 추미애, 이재명·이낙연 초긴장?
이낙연, 이재명 쫓기 바쁜데 추미애 추격 ‘변수’로…이재명, 秋 오르면 득표율 잠식 딜레마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 지난 12일 4차례의 지역 순회경선과 1차일반당원·국민선거인단 누적득표율에서 두 자리수대인 11.35%로 3위에 오르면서 더불어민주당 대선판이 요동치고 있다.
한때 여권 대선후보 중 ‘빅3’로 꼽혔으나 대전·충남 순회경선에서만 3위를 차지했을 뿐 내내 추 전 장관에 밀린 끝에 누적득표율조차 5%에 못 미치는 한 자리수대를 기록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충격에 휩싸여 당초 고수했던 경선 완주 의사를 접고 13일 후보직에서 사퇴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반대로 고향인 대구·경북 순회경선은 물론 12일 강원지역 순회경선과 1차 선거인단 투표에서도 3위를 기록한 추 전 장관은 자신감에 찬 듯 곧바로 ‘2위 추격’을 천명해 이재명 경기도지사와의 격차를 좁히기도 바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압박했는데, 추 전 장관은 13일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권역별 투표에서 세 번 연속 3위를 해 안정적으로 3위 자리를 구축했고 2위 추격의 발판이 마련된 것”이라며 “이번 경선에서 (이재명·이낙연) 양자 구도가 깨지고 3자 구도로 재편됐다는 평가도 나온다”고 자평했다.
다만 그는 “이낙연 후보에 대한 불가론 때문에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분도 있고 언론이 막무가내로 키워준 윤석열 후보에 대해 위협을 느낀 분들의 막무가내 이재명 표도 많다. 우리 후보를 지키자는 소위 몰빵론은 김대중 정신에 반하는 것”이라며 “지지자들이 개혁 잘하고 국정을 잘 이끌어갈 것 같은 후보가 추미애라고 하는데 1등 후보를 지켜야 한다는 마음으로 이재명을 지킨다고 말한다. 추미애 표는 추미애에게 가야지 이재명에게 붙어있으면 안 된다”고 역설해 이 지사까지 긴장시켰다.
이 지사로선 압도적 과반 승리를 통해 결선 투표 없이 본선 진출할 생각이지만 추 전 장관 발언대로 이 지사에 전략 투표한 표심이 추 전 장관에게로 빠져나갈 경우 누적득표율 51.41%로 간신히 유지 중인 과반이 무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인데, 추 전 장관은 이를 염두에 둔 듯 “이 분들이 추미애의 진가를 알아보고 빨리 결집해주면 재미있는 판이 되지 않을까”라고 3파전 구도를 전망했다.
그래선지 반대로 이 지사 캠프의 우원식 선거대책위원장은 13일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당원과 지지자 여러분의 대선 승리를 위한 전략적 선택을 해줄 것을 부탁한다. 조기 후보 확정은 경선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원팀 민주당을 최대한 빠르게 만들어 본선 경쟁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핵심 전략”이라며 거듭 전략투표를 해줄 것을 호소했는데, 표심이 전략투표 쪽으로 결집되기 위해선 역설적으로 야권에서도 정권교체를 위해 특정 후보로 표심이 쏠리는 분위기여야 하지만 최근 대선후보 지지율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흔들리고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맹추격하는 양상이어서 여당 내 전략투표 표심이 결집될지는 미지수다.
특히 오는 25~26일엔 민주당 대의원의 28%, 권리당원의 약 30%나 몰려 있는 호남지역 순회경선이 열리는데, 지난 12일 발표된 누적 득표율에서 30%선을 돌파하며 이 지사와의 격차를 이전보다 좁힌 데다 호남지역이 고향인 이 전 대표가 이 지역에서 선전할 경우 추 전 의원까지 10% 이상 득표하게 되면 결선 없이 본선으로 가려던 이 지사 측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게 된다.
이미 추 전 장관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검찰개혁을 내세우며 자신의 사진을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진과 나란히 올려 당내 친조국 표심에 러브콜을 보낸 데 이어 13일에는 국민의힘이 윤 전 총장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친조국·친문 표심을 끌어모으기 위해 여론전에 나섰는데, 이 같은 움직임에 이 전 대표 측은 일부 반사효과를 기대하는 모양새지만 친문 표심이 추 전 장관으로 쏠릴 경우 호남 외엔 뚜렷한 도약대를 찾기 쉽지 않은 이 전 대표도 추격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금까지의 누적 득표율 격차만 봐도 선두인 이 지사가 51.41%, 이 전 대표 31.08%, 추 전 장관 11.35%로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간 격차는 20%포인트를 넘는 반면 이 전 대표와 추 전 장관 간 격차는 20%포인트에 채 못 미치고 있고, 추 전 장관이 이 지사에게는 그간 ‘명·추연대’로 불릴 만큼 우호적 모습을 보인 반면 이 전 대표엔 날선 공세를 펼쳤다는 점에서 추 전 장관의 지지율이 상승할수록 중간에 낀 이 전 대표가 자칫 이 지사 추격은커녕 추 전 대표에 추월당할 수 있다는 딜레마도 함께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지난 12일 3위를 기록한 경선 결과가 나온 뒤 추 전 장관은 ‘이낙연 후보를 잡을 자신이 있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후보 본인 비전과 장점을 홍보하기보다 1위 후보를 저격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경선 피로감을 만들어내고 있고 개혁, 대책, 국가비전 등은 말하지 않고 고위 관직에 있었다는 힘 자랑, 세 자랑을 한다”며 “저는 사회대개혁 완수, 불평등을 해결할 고민을 오래전부터 해온 유일한 후보, 강하게 추진해낼 수 있는 추진력을 입증한 후보로 본선 경쟁력에서 (유권자들이) 주목하지 않을까”라고 자신감을 내비쳐 그가 여권 판세를 뒤흔들 다크호스가 될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