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유승민 공세 나서도 與 후보만 때린 윤석열

尹, 비전발표회서 秋 직격…홍준표·최재형·유승민은 尹 견제 ‘대조

2021-08-25     김민규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좌)과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우). 사진 / 시사신문DB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5일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비전발표회에서 여당 대선후보 중 한 명인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을 직격한 반면 홍준표 의원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유승민 전 의원 등 같은 당 경쟁후보들은 오히려 윤 전 총장을 견제해 대조를 이뤘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비전발표회에서 “아직 경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지만 국민의 지상명령인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선 먼저 당의 단합과 통합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 그를 추격 중인 홍준표 의원은 이날 비전발표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 전 총장의 이 발언을 겨냥 “갈등을 일으킨 사람이 누구냐”고 일침을 가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비전발표회에서 “검증되고 준비된 홍준표”라고 자신을 내세우기도 했던 홍 의원은 발표회 뒤에도 “저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는 검증 받고 무혐의를 받았다”며 대선후보들이 부동산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재차 역설했다.

여기에 최 전 원장도 직접적이지는 않았지만 “정권교체는 분노를 결집하는 것만으로 될 수 없다.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권교체가 돼야 한다”며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온 사람,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정치인, 국민들이 자랑스러워하는 대통령이 나라와 정치를 이끌어야 한다”고 자신을 띄우는 형태로 선두주자 견제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는데, 유승민 전 의원 역시 같은 날 비전발표회에서 “우리가 반문만 외치고 문재인 정권 심판만 외치면 10월 이후엔 공중에 주먹을 휘두르고 있을지 모른다”며 보다 노골적으로 윤 전 총장에 견제구를 던졌다.

그러면서 유 전 의원은 “민주당의 1, 2위를 다투고 있는 후보가 이 후보인데 제가 이 후보에 강하다. 민주당 후보가 결정되고 나면 그는 문재인이라는 색깔을 완전히 뺄 것”이라며 “문재인이라는 세 글자는 다음 대선이 올수록 점점 희미해질 것”이라고 강조해 사실상 ‘반문 정서’에 힘입어 대권 도전에 나서게 된 윤 전 총장보다 자신의 대권 경쟁력이 더 높다는 주장을 펼쳤다.

심지어 그는 발표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윤 전 총장 캠프에서 활동하던 당시 민영삼 전 특보가 이준석 대표에게 “유승민 캠프로 가라”고 했던 SNS글을 올렸던 점을 꼬집어 “저는 제 캠프에서 상대 후보에 대한 이런 발언이 나왔다면 유감 표명하고 그 후보에 사과할 것”이라며 “윤 캠프에서 전혀 사과할 생각이 없고 사실무근이라고 얘기하는 걸 봤는데 캠프란 캠프 식구들이 메시지 관리나 같은 생각을 공유하는 분들이 모인 곳이다. 캠프 관리의 총책임자는 윤 후보 본인”이라고 윤 전 총장을 거세게 압박했다.

또 앞서 유 전 의원 측에선 대변인을 맡고 있는 김웅 의원도 같은 날 오전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이 사안을 놓고 “이 대표하고 윤 후보와의 갈등과 기싸움 같은 건데 그걸 다른 캠프 탓으로 자꾸 돌리고 있는 것”이라며 “당내 패권주의에 몰두하고 있는 것 같은데 자꾸 프레임을 (우리들에게) 거니까 저희로선 너무 화가 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윤 전 총장 측에 격앙된 반응을 내비친 바 있어 벌써부터 윤 전 총장을 겨냥한 후위주자들의 공세는 이달 말 경선후보 접수를 시작으로 경선 일정이 본격화되면 한층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윤 전 총장은 같은 당 후보들과 신경전을 벌이기보다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추 전 장관을 거론하면서 여당에 공세를 펼쳤는데, “정치권력이 불법과 비리 은폐를 위해 사법기관에 압력을 가하고 흔드는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 윤 정부에선 조국도, 드루킹도, 김경수도, 추미애도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갑자기 공격당한 추 전 장관 측은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언론사 사주와 부적절한 회동, 주요 재판부 사찰 혐의와 각종 수사방해, 감찰방해 혐의로 대한민국 검찰총장으로선 사상 첫 불명예 징계 처분 받은 분의 낮아진 자존감과 과도한 피해망상을 드러내는 허언”이라며 “윤 정부가 대한민국 땅에 세워질 일은 앞으로도, 미래에도, 장래에도, 향후에도 영원히 없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추 캠프에선 윤 전 총장을 겨냥 “겉으로 으스대며 국민의힘을 휩쓸고 다니지만 사실은 밤마다 꿈에 나타나는 분들 아닐까. 그래서 사람이 죄를 짓고는 못 산다는 말이 있나보다”라며 “만약 윤 정부가 생긴다면 없어져야 할 것은 TV토론과 도리도리와 쩍벌이 아닐까”라고 직격탄은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