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토론회' 놓고 내홍, "두렵나" vs "왜 서두르나"
윤석열 측 "8월 18일이나 9월 10일이나 무슨 차이 있다고 무리하는가" 유승민 측 "결국 토론 두렵다는 뜻...토론 두려우면 대선 자체가 무리" 압도적 선두 윤석열과 지지율 안 보이는 경쟁후보들, 입장차 너무 달라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준비위원회(경준위)가 오는 30~31일 경선 후보 등록일로 지정한 가운데 그 전인 18일과 25일에 '후보자 정책토론회'를 갖겠다고 나서면서 '체계성' 없는 일정과 '경준위의 월권' 논란이 도마위에 오르며 내홍의 결정적 단서가 됐다.
윤석열 국민캠프 측의 대외협력특보인 김경진 전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하여 "어차피 본경선은 9월 1일 시작된다"며 그러면 아무리 늦어도 (요구하는 토론회는) 9월 10일부터는 시작할 것인데, 8월 18일에 하나 9월 10일에 하나 도대체 그게 무슨 차이가 있다고 경준위에서 무리해서 하려는 건지 (모르겠다)"고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김 특보는 '본 경선 시작도 전에 대선후보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겠다'는 입장의 경준위를 향해 "왜 이렇게 서둘러서 하겠다는 것인지, 그 흐름 자체가 우습다"고 비판했다. 즉, 체계적이려면 후보 등록을 마친 이후 잡는 것이 상식적인 순서인데 '주먹구구식' 일정에 화가 난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그는 "경준위 실무자들도 전례가 없는 것이고 해선 안 된다는 의견을 많이 개진했다는 전언이 있다"고 부연했으며, "김재원·조수진 최고위원도 최고위 의결을 통해서 직권으로 경준위가 하는 토론회 자체를 취소시키겠다고 얘기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토론회 취소 가능성'을 내다보기도 했다.
반면 유승민캠프 측 김웅 대변인도 같은 방송에 출연하여 "결국 토론이 두렵다는 뜻"이라며 "토론이 두려우면 대선에 나오는 것 자체가 무리한게 아닌가 싶다"고 비판을 가했다.
김 대변인은 "더불어민주당에서 이낙연·이재명 등 쟁쟁한 분들과 토론해야 하는데 무섭다고 피할 수 있겠냐"며 "당내에서 시험 경기라도 뛰어보고 본선에서 뛰어야 하는데 시험 경기도 못 뛰겠다고 하는 것은 국민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토론회를) 못 하겠다는 것은 국민에게 정치인으로서 의무를 다하지 않는 것"이라면서 "준비가 돼 있는지 제대로 알려주는 것은 정치인의 의무다"고 부연했으며, '토론회 취소 가능성'에 대해 "(윤석열캠프) 그쪽 희망"이라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토론회에 따른 득실 얘기도 나오고 있다면서, 사실 여론조사상 독보적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예비후보 입장에서는 토론회 참석에 따른 득이 전혀 없는 상황인데 반해 지지율이 전혀 나오고 있지 않는 야권의 경쟁 후보들 입장에서는 윤 예비후보와 대적하는 모습을 기대하며 지지율의 반전 기회를 얻고자 하는 계산이 깔려 있는 속셈이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관측했다.
즉, 윤석열 예비후보의 표를 뺏어야지만 되는 야권의 경쟁후보들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토론회 등의 당내 행사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것이다. 다만 여권 및 중도층 공략으로 '지지세력 확장'이 목표일 수밖에 윤 예비후보 측 입장에서는 당내 대선주자들간의 싸움을 부추기는 당의 요구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그렇지만 결국은 당 지도부의 선택에 달린 문제로 보이는데, 일각에서는 야권의 대선주자들의 전체 지지율 합산이 여권의 대선주자들의 합산된 수치보다 밀리고 있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당 지도부가 '내부싸움'으로 내부분열을 부추기는 것보다는 '정권교체'를 위한 실리적인 경선 준비를 해 줄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