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묶였던’ 굴착기 시장…현대건기·두산인프라, 판도 넓혔다.

전체 수출 30% 증가…중국 수출은 전년대비 17%감소

2021-08-06     강기성 기자

[시사신문  / 강기성 기자] 굴착기 제조업체인 현대건설기계와 두산인프라코어가 중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최근 사업다각화에 성공하는 모습이다. 하반기 국내·신흥·유럽 등지에서 기회를 찾을 것이란 전망이다.

6일 건설기계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건설기계 완성차 판매량은 5만1803대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9.6% 증가했다. 이중 주요 시장인 중국 수출은 3억1700만달러(약 3600억원)로 전년동기보다 17%가량 감소했다.

굴착기는 중국에서 부동산과 인프라 구축의 토목공사에 주로 사용되기 때문에 경기부양과 관계가 깊다. 중국이 2분기부터 경기부양 속도를 조절하면서 현대건설기계와 두산인프라코어 굴착기 판매량이 급감했다.

실제 중국공정기계협회에 따르면 중국 내 굴착기 판매는 지난해 3월부터 전년 동월대비 판매 증가율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오다 지난 4월 2.5%로, 5월부터는 마이너스 전환했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지표 둔화를 막기 위해 중국 정부가 인위적인 부양책을 사용한 지 1년이 넘었고, 시장에 피로감이 쌓이면서 비효율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라며 “혹은 건설을 통한 경기부양이 아닌 소비 촉진 및 물가 조절에 집중해야 하는 중국 정부의 입장이 빚어낸 결과일 수도 있다”고 풀이했다

하지만 양사 모두 중국 시장 부진에도 상반기 양호한 실적으로 선방했다. 사업다각화가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 각국의 코로나19 후 경기부양책이 호실적을 이끌었으며, 신흥국의 철광석, 구리 등 원자재 가격 상승하며 채굴 수요가 증가해 건설장비 판매가 대폭 늘었다.

양사는 주로 국내·신흥시장과 북미·유럽 시장에서 성장을 보였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상반기 매출이 전년대비 각각 57.3%, 36.7%증가했고, 이에 중국 시장의 매출 비중은 작년 상반기 47.7%에서 올해 상반기 37.9%로 줄었다.

현대건설기계도 중국시장 매출 증가보다 인도, 유럽의 매출이 더 크게 늘면서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 상반기 31.9%에서 올해 상반기 28.1%로 줄었다.

건설기계업계의 이러한 업황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원자재 가격이 오르며 러시아·중남미 등 신흥시장에서의 투자도 늘 것이고, 중국·인도의 홍수와 태풍 등 자연재해 복구 수요도 예상된다. 미국도 조 바이든 정부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법안이 본격 집행하면 소형건설기계 수요는 더 늘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