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선후보, 때 아닌 ‘부인 의혹’ 치킨게임

윤석열, 배우자 ‘동거설’ 보도 강경 대응…전시회 의혹엔 이낙연 부인 개인전에 의혹 제기

2021-07-28     김민규 기자
(좌측부터) 윤석열 전 검찰총장(좌),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우). 사진 / 시사신문DB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대권주자 간 네거티브 경쟁이 격화되면서 이제는 후보 본인 뿐 아니라 배우자를 겨냥한 의혹 공세도 이어지고 있는데, 최근 지지율이 흔들리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배우자인 김건희 씨의 전시회 이력 위조 의혹에 이어 동거설 보도까지 나오자 이에 적극 대응하며 역공에 나서고 있다.

앞서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전 총장의 부인인 김건희씨가 대표로 있는 전시 기획사 코바나컨텐츠가 실제 관여하지 않은 전시를 실적으로 홍보해왔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는데, 지난 2008년 열린 까르티에 소장품전의 경우 이를 주최한 국립현대미술관이 코바나컨텐츠과 관련이 없다는 해명까지 내놔 김 의원은 “코바나컨텐츠가 전시의 후원이나 대관을 받는 과정에서 가짜 전시 이력을 내세웠다면 면밀히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윤 전 총장의 배우자인 김씨를 압박했다.

이 같은 여권의 공세에 윤 전 총장 측 법률팀은 지난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부인인 김숙희 작가가 2000년 미술교사 퇴임 이후 별 활동이 없다가 2013년 8월 14일 처음으로 전시회를 열고 2017년 4월에 두 번째 전시회를 연 뒤 다른 전시 활동 내역은 공개된 적이 없는데 전라남도 산하기관인 전남도시개발공사가 무명화가인 김 작가 그림을 왜 사줬으며 판매내역은 왜 공개하지 않느냐고 돌연 이 전 대표 측 배우자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는 이 전 대표의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당시 이미 제기됐던 의혹이기도 했는데, 윤 전 총장 측은 당시 해명된 의혹을 다시 끄집어내며 김 작가의 그림 판매와 관련해 이 전 대표 측이 구체적 판매내역 공개를 거부한 반면 윤 전 총장 부인인 김씨의 코바나컨텐츠 전시회는 기업들이 입장권을 구매하면 협찬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려주는 식으로 협찬기업 명단을 공개했고 전시회 유치나 주관도 10년 이상 해왔다고 주장하면서 이 전 대표 부인 개인전과의 비교·검증을 통해 난국을 돌파하려 하고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윤 전 총장 법률팀은 지난 2013년 서울 인사동에서 열린 김 작가의 개인전엔 이낙연 의원의 이름이 담긴 초청장을 대량 발송돼 전남 기업인, 공사 직원 관계자 등이 전시회에 참석했었지만 윤 전 총장의 부인인 김씨는 작가, 전시 내용 등을 알리는 일반적인 홍보만 했었다고 주장했으며 작품 가격 적정성을 놓고도 무명인 김 작가의 첫 개인전에서 공공기관이 2점의 그림을 900만원에 구매하는 건 이례적인 일인 반면 김씨의 코바나컨텐츠 전시회는 단체구매인 점을 감안해 1만원~1만2000원에 입장권을 판매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후 유튜브 매체인 열린공감TV와 경기신문 합동취재인이 김씨가 윤 전 총장과의 혼인 전인 과거에 양 모 전 검사와 부적절한 동거를 했었다는 의혹을 보도하면서 윤 전 총장 측에 아예 불을 질렀는데, 이들은 양 모 전 검사 모친인 A씨와의 대면 인터뷰를 근거로 이 같은 주장을 내놨지만 정작 양 모 전 검사 측은 입장문을 통해 모친이 치매기가 있다고 반박하면서 “노모가 무슨 의미인지도 모른 채 유도된 답변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 일방적으로 찾아와 ‘점을 보러 왔다’고 거짓말로 접근하고 원하는 답을 유도한 건 있을 수 없는 인권유린”이라고 의혹 보도한 해당 언론매체를 강력 비판했다.

특히 양 모 전 검사는 모친의 치매 진단서 공개 의사까지 내비치며 김씨와 어떤 사적관계도 없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반면 열린공감TV측은 27일 페이스북에 “양 전 검사 모친의 정신이 온전했다. 취재 후 기자 명함을 전달했고 상호 전화번호를 교환했다”고 반박하며 진실공방을 벌이기 시작했다.

급기야 이를 바라보던 야권 경쟁후보인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의 자격요건 중 첫째가 수신제가인데 수신제가도 못한 사람이 치국평천하를 하겠다는 것은 지나가는 소도 웃을 일”이라며 “가족 스캔들로 논란의 중심이 된 추한 대선을 본 일이 없다. 단순히 네거티브라고 변명만 하지 말고 본인이 직접 나서서 대국민 해명을 하여 논란을 종식시키라”고 윤 전 총장에 일침을 가했다.

그러자 윤 전 총장 캠프는 같은 날 “김씨는 양 변호사와 불륜관계였던 사실이 전혀 없고 기사 내용 전체가 사실무근”이라며 열린공감TV 대표이사와 취재기자, 보조진행자와 카메라 감독 등 4명을 주거침입·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고, “이번 고발을 시작으로 법적대응을 하겠다”면서 열린공감TV 보도내용을 반론 없이 재인용한 매체에 대해서도 기사를 내리지 않으면 추가로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고 경고하는 등 매우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여 성향 방송인인 김어준씨는 28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양 모 전 검사의 모친이 열린공감TV 인터뷰 중 ‘내가 김명신이를 잘 안다’고 발언한 부분을 꼬집어 “(노모가)치매라고 하는데, 어떻게 전 검사의 모친이 김씨의 젊은 시절 개명하기 전 이름을 알고 있느냐”며 열린공감TV가 제기한 의혹에 힘을 싣는 목소리를 내고 있어 과연 어느 쪽이 치킨게임의 승자가 될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