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위해선 계파 초월…국민의힘 의원들, 왜?
윤석열과 달리 탄핵 논란에서 자유로워…가족 논란 없고 미담 많은 점도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정치 참여 선언은 물론 국민의힘에 입당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벌써 그를 지지하는 의원들 수만 두 자릿수대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용판 의원이 최 전 원장의 입당에 맞춰 지난 15일 현역 의원 중 처음으로 국회에서 공개 지지를 선언했으며 김미애 의원의 경우 최 전 원장이 입당 후 첫 지역 행보로 김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까지 내려가 도움을 요청하면서 함께 하게 됐고 지난 19일에는 박대출, 조해진, 최승재 의원 등이 추가로 최 전 원장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밖에 초선의 정경희 의원도 최 전 원장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는 등 비공개로 지지 의사를 밝힌 의원들까지 모두 10명 정도가 최 전 원장의 우군으로 나서고 있는데, 이준석 대표조차 지난 19일 YTN ‘뉴스Q’에 출연해 “당외주자였던 최 전 원장까지 추가돼서 이미 비빔밥이 거의 다 완성됐다”며 “설마 입당일까 생각했는데 굉장히 전격적 행보를 많이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이미지와는 다르게 굉장히 도전적이신 분”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최 전 원장이 주목받는 데에는 현재 야권 선두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처럼 문재인 정부 출신의 당외 대선후보로서 윤 전 총장 못지 않은 저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인데, 심지어 윤 전 총장과 달리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에서도 자유롭고 스스로 보수적 색채도 내비치고 있다는 점에서 계파를 초월한 지지선언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그를 지지하는 의원들 중 박대출 의원은 친박계인 반면 조해진 의원은 친이계로 꼽히는데, 이런 모습은 “계파의 시대를 넘겠다”는 최 전 원장의 ‘열린캠프’ 취지에 맞는 결과라 할 수 있고, 더 나아가 국민의힘 내부에 남아있던 해묵은 계파 갈등마저 당 밖 출신인 최 전 원장을 고리로 완전히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뿐 아니라 최 전 원장에 힘을 싣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도덕성인데, 가장 먼저 최 전 원장지지 선언을 한 김 의원은 당시 국회 기자회견에서 “본인과 가족 및 측근을 둘러싼 도덕성 문제가 어쩌면 이번 대선에선 가장 큰 폭발성을 띠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여야를 떠나 이 문제에 대해선 보다 철저한 검증과 국민적 관심이 요구된다 할 것”이라며 “최 전 원장은 말로만 공정과 상식을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공사생활에서 몸소 실천함으로써 인간적 감동스토리를 가진 분으로 생각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윤 전 총장이 장모와 부인 등 가족 문제로 도마에 오른 바와 달리 자녀 입양과 같은 미담은 물론 끈끈한 가족애로 여당의 공세에도 맞서고 있는데, 앞서 이경 전 민주당 부대변인이 지난 19일 TV조선 ‘시사쇼 이것이 정치다’에 나와 최 전 원장의 입양을 꼬집어 “아이에 대해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더는 이 얘기를 하지 말아 달라고 언론에 얘기해야 한다”고 압박하자 오히려 최 전 원장의 아들 최모씨가 20일 페이스북에 “다른 사람이 위하는 척하는 건 가식으로 느껴진다. 아빠가 (입양을) 더 언급했으면 한다”며 “아빠는 직접 저와 부딪히고 이겨냈기 때문에 제 마음을 이해하고 저 같은 아이들을 위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맞받아쳤다.
또 최 전 원장 역시 자신에 대한 검증 공세에 적극 대응하고 있는데, 일부 언론에서 배우자 명의의 아파트를 자녀에게 시세보다 낮은 보증금으로 임대했다며 편법 증여 의혹을 제기하자 “보증금을 계좌로 송금받았고 그것만 갖고는 증여세 문제가 생길 것 같아 매달 100만원씩 월세를 받았다. 공직자 재산 등록할 때 이미 검토해 법적 문제가 없는 것으로 끝난 사항”이라고 반박했으며 20일엔 “송금 내역 공개를 못할 것 없다”고 한층 강하게 나왔다.
한 발 더 나아가 그는 이날 문재인 정권을 겨냥 “현 정부 정책이 아무리 선의로 했다고 하더라도 어떤 이념 경향성 또는 정치적 이해관계를 우선으로 한 것은 문제”라고 일침을 가했으며 자신의 대선 지지율 상승세에 대해선 “새로운 변화를 바라는 국민들 뜻이 반영돼 있단 생각”이라고 강조했는데, 이처럼 강공을 펼치며 자신 있게 출발하는 최 전 원장의 대권가도에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의원들이 함께 할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