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과 최재형, 공통점과 차이점은?
지방 행보부터 캠프 장소까지 尹 의식?…지지단체들 나오는 건 비슷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안주자’란 일각의 시선에 분명히 선을 그으려는 듯 무조건 윤 전 총장과는 다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데, 그의 차별화 전략이 성공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윤 전 총장과 달리 이미 국민의힘에 입당한 최 전 원장은 지난 18일 ‘열린 캠프’란 캠프명으로 국회의사당이 있는 여의도에 캠프를 차리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캠프의 모토인 작고, 똑똑하고 섬기는 3S대로 실무지원에 중점을 둔 작은 조직을 만들려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김기철 전 이명박 정부 청와대 행정관과 김준성 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비서를 각각 공보팀장과 메시지팀장으로 임명했는데, 이처럼 정치를 시작하자마자 빠르게 캠프를 구성하는 모습은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뒤 3개월 간 잠행한 채 공보팀도 구성하지 않은 윤 전 총장과는 차별화된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다.
또 언론에 이미 마친 일정을 사후 발표하는 식으로 ‘전언 정치’를 해온 윤 전 총장 측과는 다른 행보를 보일 것으로 관측되는데, 캠프 장소를 여의도로 잡은 것도 언론과 소통하기 쉬운 곳으로 잡는 게 좋겠다는 취지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져 캠프 사무실을 여의도와 거리가 있는 광화문에 차린 윤 전 총장과 이 부분에 있어서도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심지어 지역 민심을 염두에 둔 행보 역시 윤 전 총장과 엇갈리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윤 전 총장이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처음으로 광주를 방문해 5·18민주묘지와 옛 전남도청을 방문한 지난 17일 최 전 원장은 국민의힘 입당 이후 첫 지방 행보로 부산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했다.
윤 전 총장이 외연 확장을 위해 호남으로 향하자 최 전 원장은 상대적으로 보수 세가 강한 영남을 찾아 자신을 부각시키려고 한 것으로 비쳐지는데, 다만 최 전 원장과 윤 전 총장이 모든 면에서 다른 목소리를 낸 것은 아니다.
두 사람 모두 법조인 출신인 만큼 ‘헌법정신’, ‘헌법 수호’를 내세우고 있는데 그래선지 정치권 내에서 흘러나오는 개헌론에 대해선 한 목소리로 선을 그어 윤 전 총장은 이미 지난 12일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와의 회동 당시 “헌법 틀 안에 있는 총리의 역할이 보장되면 내각 결정권이 많아지고 자연스럽게 집중화된 청와대 권한을 줄일 수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최 전 원장도 지난 16일 “현행 헌법대로 국정을 운영해보지도 못한 상황에서 개헌을 통한 권력구조 변화를 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또 다른 두 사람의 공통점으론 당초 특정 정당 소속 정치인이 아니라 출발은 당 밖 대선후보였던 만큼 곳곳에서 여러 지지모임이 나오고 있다는 건데, 윤 전 총장의 경우 2만2000명 규모로 회원 수가 가장 많은 윤사모(윤석열을 사랑하는 모임)부터 윤전모(윤사랑 전국 모임), 윤대모(윤석열 대통령 만들기 모임), 열지대 등 10개 이상의 지지모임이 있으며 지난달 29일 윤 전 총장의 대선 출정식 당시엔 이들 단체가 모두 몰리기도 했지만 정작 캠프 측은 이들 중 어느 곳과도 직접 소통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윤 전 총장보다 늦게 정치에 참여한 최 전 원장 측도 마찬가지여서 여러 지지모임이 해당 후보와 직접 소통하는지 여부를 떠나 저마다 ‘세 불리기’를 통해 규모를 과시하는 모양새인데, 최재형 대통령 응원단이란 팬클럽은 1만 6000명 규모를 자랑하고 있으며 ‘법과 원칙의 대명사 최재형을 사랑하는 모임’은 팬클럽 명칭을 최재형 국민 응원단으로 바꾸고 오는 10월 말까지 10만 회원 모집을 목표로 최재형 홍보대사 역할을 자임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이밖에 지난 5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최 전 원장의 대선출마를 촉구하며 퍼포먼스까지 벌인 최재형을 지지하는 국민모임 ‘별을 품은 사람들’(공동대표 조대환 전 박근혜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이나 ‘신대경 포럼’ 등 최 전 원장의 지지모임은 적지 않은데, 한편으로는 제각기 ‘세 대결’ 양상을 보이는 지지모임들이 오히려 후보의 발목을 잡는 리스크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팬클럽 난립 상황을 마냥 반기기는 어렵단 시각도 없지 않다.
실제로 윤 전 총장이 조남욱 전 삼부토건 회장으로부터 골프 접대와 향응을 받았다는 의혹을 보도한 한 일부 매체는 조 전 회장의 측근인 무정 스님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황 회장이란 인물이 있는데 그의 후배가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을 그만두기 전에 윤사모 단톡방을 만들기도 했다고 보도하기도 해 비록 윤 전 총장이 조 전 회장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