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후보 희비, 김경수 재판에 달렸다?
金 ‘드루킹’ 재판, 21일 대법원 선고…파기환송 나오면 金이 누구 지지하느냐 따라 요동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장기 독주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경선 연기 문제 못지않게 변수로 주목받는 게 바로 김경수 경남지사의 ‘드루킹’ 재판 상고심 선고 결과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 2017년 5월 대선을 전후로 포털사이트 기사 댓글 순위 조작에 공모했다는 업무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을 받아 1심에서 업무방해로는 징역 2년, 선거법 위반 혐의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었는데, 2심에선 업무방해 혐의는 그대로 유지됐지만 선거법 위반 혐의는 무죄를 받은 바 있다.
다만 2심 결과가 인정돼도 김 지사는 지사직을 잃고 구속되는데다 내년 지방선거는 물론 향후 대권도전도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그로선 이제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 파기환송 판단을 내리길 기대하는 수밖에 없는 실정인데, 만일 대법원이 사건을 파기환송할 경우 김 지사는 구속되지 않은 채 재판을 받을 뿐 아니라 소위 ‘친문 적자’로서 민주당 내 대권경쟁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 파기환송을 선고해 한숨 돌린 이재명 경기도지사조차 범여권 대선주자 지지율 독주 중임에도 불구하고 한창 경선 연기 주장이 나오던 지난달 17일 자신을 경계하는 친문 당원들의 반감을 누그러뜨리고자 김 지사를 만나러 직접 경남으로 내려가는 모습을 보였을 정도로 여당 내 김 지사의 존재감은 여전히 상당하다.
실제로 이 지사를 만난 바로 다음 날인 18일 김 지사는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민주당 전체가 친문이라면 이 지사도 친문이냐’란 진행자의 질문에 “그렇다. 문재인 정부와 궤를 같이 하는 과정에서 경쟁을 하고 있다”면서 친문 당원들의 이 지사에 대한 반감을 자신이 앞장서서 막아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었는데, 그래선지 또 다른 여당 대선후보이자 전 경남지사 출신인 김두관 의원은 대선구도에 미칠 김 지사의 영향력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심지어 김 의원은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김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자 문 정부 탄생의 주역으로 정권 재창출과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선 김두관의 선전과 김경수의 생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김 지사의 생환이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선거법 위반 혐의는 고등법원에서 이미 무죄를 선고 받았고 대법원이 현명하게 판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판결이 나오기도 전부터 사실상 파기환송을 희망하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는데, 12일에도 그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대선 경선에서 김 지사의 지지 여부에 대해 “(무죄 판결 시) 친문의 가장 적자로 상징되는 분이라 상당히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의원은 “아마 현직 도지사라 공식적으로 지지를 표명하진 못할 것”이라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어려운 영남에서 깃발을 들고 있는 김두관을 지지해주면 좋겠다”며 노골적으로 속내를 내비쳤는데, 현재 지난달처럼 경선 연기론이 다시 불거지고 이전보다 반이재명 연대가 확산되는 구도 속에서 김 지사가 대법원 선고로 생환한다면 자신의 정치적 부활 뿐 아니라 이 지사와 반이재명 후보들 중 어느 쪽에 힘을 실어줄지 여부에 따라 대선구도가 출렁일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