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선두주자 하락하는데 강성 후보들 약진
與 추미애·野 홍준표 등 강성주자 지지율 상승…윤석열 등 선두주자는 하락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대권 유력후보들이 주춤하는 사이에 당초 확장성 낮은 군소후보로 비쳐졌던 대선주자들이 약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기존의 대권 경쟁 판도를 뒤흔드는 신호가 아닌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미래한국연구소와 머니투데이 더300의 의뢰로 여론조사업체 PNR리서치가 지난 26일 전국 유권자 1002명에게 실시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1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이번 조사에서도 전주보다 1.2%P 내린 32.7%로 연이어 하락세를 보였고 2위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동기 대비 1.7%P 내린 25.5%를 기록했다.
반면 홍준표 의원은 국민의힘 복당과 함께 한 주 만에 1.8%P 상승한 6.1%로 4위에 올랐고 지난 23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도 5.5%를 기록하며 5위를 차지했는데, 이번 조사에서 함께 실시된 범야권 대선후보 적합도에서도 홍 의원은 윤 전 총장(34.3%)에 이은 2위(14.1%)를 기록했으며 추 전 장관 역시 범여권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이 지사(32.3%)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14.5%)에 이은 3위(9.1%)를 기록하는 등 이들은 점점 상승세를 타고 기존 선두주자들과 본격 맞붙기 시작한 모양새다.
심지어 추 전 의원은 동 기관의 앞서 지난 19일 조사한 범여권 대선후보 적합도(1003명 대상, 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도 이미 이 지사(33.3%)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13.6%)에 이은 3위(6.1%)를 차지한 바 있어 일시적 상승이 아닌 것으로 비쳐지고 있는데, 비단 PNR여론조사 뿐 아니라 TBS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25~26일 전국 유권자 1004명에게 실시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도 윤석열·이재명·이낙연 등 기존 ‘빅3’에 이어 홍 의원은 6.4%로 4위, 추 전 장관은 4.7%로 나란히 5위를 차지했다.
본래 보수 색채가 강한 홍 의원과 강성 친문의 지지를 받아온 추 전 장관 모두 중도확장성보다는 이념성향에 따른 유권자 간 호불호가 갈리는 대선주자인데다 공통적으로 윤 전 총장에 비판적 발언을 이어온 인사란 점에서 이들의 이례적 선전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데, 그래선지 이들은 최근 상승세를 발판 삼아 선두인 윤 전 총장에 대한 공세수위를 한층 높여가고 있다.
실제로 법무부장관 재임 당시 윤 전 총장과 격돌했던 추 전 장관은 내달 1일 출간할 ‘추미애의 깃발’이라는 김민웅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와의 대담집에서도 윤 전 총장을 겨냥 “윤 전 총장이 자기는 장관의 부하가 아니라고 한 시점과 박순철 남부지검장이 검찰개혁을 비판하고 사퇴한 시점이 같은 날 이뤄진 게 과연 우연일까. 장관의 지휘권 발동에 대한 저항이었으며 하극상”이라고 직격탄을 날렸으며 홍 의원도 지난 25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X파일 논란을 꼬집어 “신상품 배송되면 훑어보고 흠집 있으면 반품을 하잖나. 등판도 하기 전에 20가지 정도의 비리 의혹이나 추문에 싸여 있는 자체가 문제”라고 윤 전 총장을 압박했다.
이 뿐 아니라 홍 의원은 복당 의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100% 국민참여경선으로 대선후보를 뽑는 데 대해 “대통령을 여론조사기관이 뽑냐”라고 반대한 데 이어 민심 50%·당심 50% 경선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윤 전 총장에 대한 이 같은 공세에 급기야 같은 당 내에서도 하태경 의원이 지난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 밖 주자들을 배제하자는 야권 분열 룰”이라고 홍 의원을 비판했으며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같은 날 “윤석열이 타격 입으면 자신한테 이익이 온다는 생각은 착각”이라고 홍 의원을 비판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조차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에게 내놓기 전에 비빔밥에 아직 빠진 재료가 좀 있다”고 윤 전 총장을 ‘빠진 재료’에 비유하면서 사실상 윤 전 총장을 공격하는 홍 전 대표를 향해 “당 안에 있는 후보군은 당 밖에 있는 범야권 후보군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우려 섞인 비판의 메시지는 잠시 자제할 것을 권하겠다”고 경고성 메시지를 내놓기에 이르렀는데, 선두주자를 쓰러뜨려야 대선후보로 나설 수 있는 후위주자로선 이 같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지지율 상승세를 바탕으로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