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 백신 차별 논란에 안철수 "남녀차별 아닌 당연한 보상..."

백신 남녀차별 논란에 안철수 "젠더갈등과는 무관한 문제" "국가 위해 헌신한 젊음에 대한 최소한의 도덕이자 상식" "정부의 무능...안타까운 느낌을 지울 수 없어"

2021-06-02     이혜영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이강산 기자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일 "예비군·민방위 대원 대상 백신 우선 접종은 국가에 헌신한 젊음에 대한 당연한 보상"이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지원받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전 예약이 어제(1일) 하루 만에 마감되었다"면서 "하지만 정부의 무능과는 별개로, 이번 백신의 우선 접종 대상자(예비군·민방위 대원 등) 관련 '남녀차별' 주장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글을 올렸다. 

그는 "이번 백신 지원은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국군 장병을 대상으로 설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연령별 접종 권고 기준을 고려하여 30대 이상의 예비군·민방위 대원 등을 우선 대상자로 선정한 것도 백신을 지원받아 접종해야 하는 우리 현실을 감안하면 합리적인 안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안 대표는 "접종 대상자를 선착순으로 줄 세우는 것이 안타깝지만, 젠더갈등과는 무관한 문제"라면서 "접종 대상자에는 남성 예비군 뿐 만 아니라 군복무를 마친 여성 예비군 등 군 관련 종사자도 포함된다고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남녀차별 논란'이 일어난 것에 대해 "일부 극단적 주장일 수 있겠지만, 예비군 등에 대한 예우까지 성별 갈등으로 치환해 버린다면 국가를 위해 젊음을 바친 청년들은 어디에 마음을 둘 수 있겠나"면서 "(이는) 국가를 위해 헌신한 젊음에 대해 우리 사회가 감사를 표하는 것은 최소한의 도덕이자 상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우리 사회는 국방의 의무에 대해 당연시 하면서도 감사를 표하는데 인색했다"며 "그러니 국방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람들이 부끄러움도 없이 사회 지도층을 자처하고 있으며, 이번 백신 우선 접종 대상자 신청을 두고 '군대가 인생에 도움이 되는 첫 사례'라는 청년들의 자조적인 목소리까지 나온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일각의 극단적 주장으로 이러한 취지가 훼손되지 않길 바란다"면서 "앞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자유와 생명을 바친 전·현직 군인에 대한 존중 문화가 더욱 확산되어야 할 것"이라고 일침했다.

다만 그는 "정부가 사전에 충분한 백신을 확보했다면 어땠을까"라면서 "정부의 무능으로 국민을 선착순 경쟁에 내모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운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안 대표는 정부를 겨냥 "정부가 미래에 대한 정교한 청사진이 없으니 제대로 된 위기관리를 하지 못한 것"이라며 "(그래서) 중요한 사안을 그 때 그 때 이벤트성으로 처리하게 되는 것"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내일부터는 한미정상회담 후속 조치로 미국 정부로부터 공여받는 얀센 백신 101만회분에 대한 사전예약이 진행된다"고 밝혔으며, 국방부도 같은날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보고에서 미국에서 제공한 백신의 대상에 대해 30세 이상 예비군과 민방위 대원, 국방·외교 관련자 중 희망자라는 점을 설명했다.

이후 질병관리청은 사전예약이 시작한지 15시간 30분만에 1차 예약된 인원인 80만명울 마감했다고 지난 1일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