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세대 대결 구도까지

김웅 "기성 정치 안돼...흘러간 물로는 물레방아 못돌려" 유인태 "초선·원외가 당권 도전? 많이 변했다...김웅·이준석은 위협적" 정진석 "자신들 역동적·생기발랄 표현들...경거망동은 말아야"

2021-05-13     이혜영 기자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에 도전하는 초선의 김웅 의원(좌)과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우). 시사신문DB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다음달 11일로 결정된 가운데 당대표에 나서는 후보들의 세대 대결 구도가 엿보이면서 치열한 신경전을 일었다. 

13일 초선의 김웅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기성 정치로는 국민의 믿음을 얻을 수 없다"면서 "새로운 인물만이 새 시대의 희망을 담을 수 있다"며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초선에 불과한 제가 당 대표에 도전하는 것은 기존의 여의도 정치 공식에 젖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새 리더십만이 낡은 규범을 벗어나 넓은 세상으로 떠나게 할 수 있다"고 자신을 피력했다. 

그는 "이제는 새로운 생각을 가진 사람이 당을 이끄는 게 시대에 맞다"며 "흘러간 물로는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당대표 경선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힌 원외의 이준석 전 최고위원도 전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를 통해 "전당대회에 참여할지를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20대, 30대 지지층을 놓쳐버리면, 한번 찍고 마는 지지층을 만들어 버리면, 대선에서 이길 방법이 없기에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 나왔다"며 출마 이유를 설명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일반 당원 투표에서는 주호영보다 이준석이 불리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며 "(일반)여론조사상으로 제가 2위, 김웅 의원 4위 이렇게 랭크돼 곧 김웅 의원과 1, 2위 경쟁을 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여권 원로인사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이날 같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은) 초선 의원이나 원외 인사가 당권에 도전장을 던지는 건 생각도 못할 당이었는데 대단한 변화다"라면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나 김웅 의원이 국민의힘 당대표가 되면 더불어민주당이 상당히 위협을 느껴야 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다만 초선 등 젊은 세대들의 당대표 출마선언에 대해 불편해 하면서 중진들의 견제구도 만만치 않았다. 지난 10일 출마를 선언한 주호영 전 원내대표는 11일 CBS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초선들이 이 당의 미래를 고민하고 도전하는 것 바람직하다"면서도 "동네 뒷동산만 다녀본 분들"이라고 저격했다. 

주 전 원내대표는 "에베레스트를 원정하려면 동네 뒷동산만 다녀서는 안 되고 설악산이나 지리산 등 중간 산들도 다녀보고 원정대장을 맡아야 한다"며 "대선이라는 큰 전쟁을 직접 경험해보지 않은 채, 포부만 가지고(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당대회를) 개인의 어떤 정치적 성장을 위한 무대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젊은 후보들에 대한 패기에 대해 자제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는데, 5선의 정진석 의원은 "시사평론가로 더 유명한 이준석씨의 말이 위태롭다"며 "아무리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지만, 당의 중진의원을 '아저씨'로 불러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막말 정당'프레임을 다시 뒤집어 쓸 작정인가"라면서 "자신들은 역동적이고 생기발랄하다고 생각하는 말들이 자칫 경거망동으로 비쳐지지 않는지 유의했으면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지난 4년동안 정치의 품격을 떨어뜨린 독설과 막말로 우리 정치권 전체가 국민의 지탄을 받았던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전당대회가 당의 소중한 자산들을 상처내고 평가절하하는 난장이 되어서는 안된다. 전당대회는 당이 하나 되는 용광로여야 한다. 품위를 잃어서는 안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