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북정책, 침묵 끝낸 북한 "잘 접수"...북미대화 성사될까?

대북정책 검토 끝난 미국 '외교 통한 점진적 단계적 접근법' 강조 외교부 "미국-북한 소통 내용, 현 단계에서 확인해 줄 사항 아니다" 통일부 "북한 반응 주시하는 중...예단 보다는 차분하게 지켜봐야"

2021-05-11     이혜영 기자
북한 김정은 총비서(좌)와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우). 시사신문DB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대북정책 검토를 끝마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북한에게 이를 설명하기 위한 접촉을 시도한 끝에 침묵하던 북한이 응답한 것으로 11일 전해지면서 북미간의 만남이 성사될지에 대해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이날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주부터 북한에 대북정책 검토 결과에 대해 전달하기 위해 북한에 여러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며 북한은 이에 "잘 접수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다만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이수혁 주미대사가 미국이 대북정책 설명을 위해 북한과 접촉했고 북한이 응답했다고 한 사실이 맞는지 확인해 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주미 대사가 그렇게 말했다는 것 자체에 대해 알지 못한다"면서 "미국과 북한 간의 소통 관련 내용에 대해선 정부로서 현 단계에서 확인해 줄 사항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지난 3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영국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 회의 참석 후 기자 간담회에서 "우리는 외교에 초점을 맞춘 매우 분명한 정책을 가지고 있다"며 "북한이 외교적으로 관여할 기회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향해 전진할 방법이 있는지 살펴볼 기회를 잡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외교 관여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북한의 몫"이라면서 "우리는 앞으로 며칠 또는 몇 개월 동안 북한이 하는 말뿐만 아니라 실제로 하는 행동을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도 지난달 30일 브리핑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가 마무리 됐다"면서 "우리의 대북정책은 일괄타결 달성에 초점을 두지 않을 것이며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에 의존하지도 않을 것"이라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외교적 노력을 통한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실용적 접근법'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러면서도 미국 국방부는 10일(현지시간) 존 커비 대변인이 정례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은 한국과 공조해 한반도 내 모든 범위의 병력들이 잘 훈련되고 준비태세를 갖출 수 있도록 보장하는 의무가 있다"면서 "'오늘 밤에도 싸울 준비가 돼 있다'는 미국의 표현처럼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의 지도력 아래 그와 같은 목적에 부합하는 훈련들이 실시되고 있다"며 북한을 주시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내며 북한을 압박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또한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의 스콧 베리어 국장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에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 자료에서 "우리는 북한이 올해도 핵과 미사일, 군사 현대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북한은 정당화 명분이 주어지면 도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기도 했었다. 

한편 11일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러 접촉의 과정을 거쳐 북·미가 빨리 마주 앉아 대화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다면 긍정적이라고 평가한다"면서 "(다만) 정부도 당연히 주목하고 있지만, 지금으로선 예단하기 보다는 차분하게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통일부는 "(양국의) 대화가 복원될 여건을 만드는 것이 굉장히 필요한 시점"임을 강조하면서 "그러기 위해서 한편으로 북한 반응을 주시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있을 수 있는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떤 것을 일찍 단정하기 보다는 상황을 보면서, 그리고 다른 장애 요인이 없도록 관리하는데 상황을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