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 당대표불가론 꺼내든 홍준표 "김웅, 내공 더 쌓아야"

홍준표 "온실 속 억지로 핀 꽃은 밖으로 나오면 바로 시든다"... "위아래도 없는 막가는 정치...철부지 날뛰면 꾸짖어야 어른의 도리" '세게 붙어라' 김종인 말 실천하는 김웅 "소금도 오래되면 곰팡난다"... "매화로 살테니 洪은 조화로 살길...시들지 않는 조화는 먼지만 쌓여"

2021-05-10     이혜영 기자
홍준표 무소속 의원(좌)과 김웅 국민의힘 의원(우). 시사신문DB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국민의힘에 복당 의사를 밝힌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국민의힘 당대표에 출마를 선언한 초선의 김웅 의원을 향해 "철부지가 세상 모르고 날뛰면 설득해 보고 안되면 꾸짖는 것이 어른의 도리다"고 10일 비판했다.

홍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웅 의원은)은 부디 자중하라. 신구미월령(新鳩未越嶺, 어린 새는 험한 고개를 넘지 못한다는 뜻)이라는 고사 성어도 있다"면서 "염량세태(炎凉世態, 권세에 따라 아첨하고 배신하는 세태)가 되다보니 선후배도 없고 위아래도 없는 막가는 정치가 되어 간다"고 꼬집었다.

이에 김웅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존경하는 홍준표 선배님, 제가 세게 이야기하는 것을 누구에게 배웠겠느냐"면서 "(홍 의원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노욕이다. 정계 기웃대지 마라'라고 과거 전과까지 꺼내어 공격하시던 선배님의 모습을 보고 배운 것 아니겠냐"고 비꼬며 반격을 가했다.

이어 그는 "제가 선후배도 없고 위아래도 없는 막가는 정치를 하더라도 선배님의 모습이려니 혜량 바라겠다"면서 "선배님의 말 한 마디가 우리 당의 이미지를 폭락시켰던 경험이 너무나도 생생하다"고 공격했다.

김 의원은 홍 의원을 겨냥 "선배님이 변하실 때가 바로 '세상이 나를 다시 부를 때'"라면서 "소금도 오래되면 곰팡나는 법이다. 어린 비둘기가 높은 고개를 못 넘으면 선배님이 도와달라"며 비꼬아 말하기도 했다. 

그는 전날(9일)에도 다른 게시물을 통해 "홍준표 의원님, 일찍 피는 꽃은 일찍 지겠지요"라면서 "하지만 칼바람 속에서도 매화는 핀다. 그 첫 번째 꽃이 없으면 겨울은 끝나지 않는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는 홍 의원이 같은날 앞서 페이스북을 통해 "실정도 모르고 막무가내로 나이만 앞세워 정계 입문 1년밖에 안되는 분이 당대표를 하겠다고 하는 것은 좀 무리가 아닌가"라면서 "일찍 핀 꽃은 일찍 시든다"며 '초선 당대표 불가론'을 꺼내 들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김 의원을 겨냥 "더구나 온실 속에서 때가 아닌데도 억지로 핀 꽃은 밖으로 나오면 바로 시든다"며 "좀 더 공부하고 내공을 쌓고 자기 실력으로 포지티브하게 정치를 해야 나라의 재목으로 클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김 의원은 홍 의원의 충고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꽃은 시들기 위해 피는 것"이라면서 "그 찰나의 미학이 없는 정치는 조화와 같다. 시든 꽃잎에는 열매가 맺지만
시들지 않는 조화에는 오직 먼지만 쌓인다"고 맞받아쳤다. 이어 그는 "저는 매화처럼 살겠다. (홍준표) 의원님은 시들지 않는 조화로 사시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7일 홍 의원과 앙숙 관계에 있는 김종인 전 위원장은 당대표에 출마하는 초선의 김웅 의원을 향해 "누군가의 계파 꼬붕(수하)이라는 말을 듣지 않도록 자기만의 정치를 해야 한다"면서 "지금까지는 너무 얌전했다. 세게 붙어라"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